나는 사회초년생이다. 한 회사에 입사하여 처음으로 인감증명서란걸 떼야했던 난 동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무엇이 필요하냐고 묻고 나서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뒤늦게 신분증이 없다는 걸 알고 다시 전화를 걸었다.이번엔 남자분이다. “저기요. 인감증명서 떼러가려는데 신분증이 없어서 그러거든요.”
말이 채 끝나기도전에 그쪽 남자분 왈 “없으면 어떡해요” 정말 퉁명스럽단 말이 딱 맞다. 어떻게하냐고 문의하려고 전화한게 아닌가. 다시 용기를 내서 “의료보험증으로 안되나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신분증 없으면 안되요”


더이상 얘기하기 귀찮다는 말투다. 잠깐동안 내가 뭘 잘못했나 생각한다. 괜한 짜증이 몰려오면서 “예 알겠습니다” 하고 빨리 상황을 정리해 버린다. 다신 전화걸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당장 내일은 주말, 처리해야할 일이었건만 다시 전화걸기가 엄두가 나질 않는것이다.
엄청 비싼 물건사라고 텔레마케팅하다가 전화걸자마자 된통 무시당한 기분이다. 결국 동생이 전화를 다시 해주어 같은 동에 살고 있으면 컴퓨터로 신원조회확인하고 떼어준다는 다른 직원의 말에 찾아가 필요한 서류를 얻어 왔다.


공무원들 하루에 어쩌면 수십통 나같은 전화를 받을런지 모른다.


같은말 반복하는거 어디 쉬우랴. 하지만 친절하게 전화받는 공무원도 많다. 그 공무원 때문에 좋았던 행정기관에 대한 이미지는 한순간에 날라가 버렸다.
<심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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