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일 목사 (영강교회)
서울에 살아본 분들은 알지만 서울이 얼마나 더럽습니까. 그 더러운 오물이 한강으로 직간접적으로 흘러 들어가 한때 한강은 죽은 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한강은 산 강이 되었습니다.


살아 싱싱한 강이 되니 50~100년 전에 사라진 황복어등 물고기가 제 철을 만나 뛰노는 강이 되었습니다. 남한 인구의 약 반을 품고 흐르는 한강이 이렇게 살아난 것은 또 하나의 한강의 기적입니다.
이렇게 살아난 것은 저절로 된 것이 아니라 한강을 살리기 위해 살아 왔고 살아 가는 살림살이 꾼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한강에 함부로 오물을 버려 한강을 죽이려 드는 한강 죽이기 세력과 맞상대하여 한강 살리기로 작정하며 일어났습니다.


한강을 죽이며 사는 사람들은 한강 죽임살이를 사는 사람들이고 한강을 살리기 위해 사는 사람들은 한강 살림살이를 사는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큰 도시의 한강도 살리는데 어찌 원주의 봉천을 못 살리겠습니까.
만약 봉천을 살리지 못한다면 원주는 ‘힘 있고 편안한’ 도시가 아니고 ‘힘 없고 불편한’도시입니다. 시 행정을 잘하는 모든 똑똑한 사람이 아무리 좋은 일을 해도 봉천을 살리지 못한다면 원주는 아직도 수준 낮은 도시입니다.


천변을 따라 올라가 보면 오·폐수가 흘러 들어오는 데가 한 두 군데가 아닙니다.
이 더러운 물을 막고 바닥을 깊이 파고 흐르는 물을 적당하게 조절하고 천변을 푸른 나무와 오색 꽃들로 피어 오르게 하여 치악산의 생기와 만나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지하여 아직도 봉천을 죽이는 죽임살이의 세력에 대항하여 줄기차게 봉천 살림 세력의 싸움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봉천을 중심으로 천지창조 당시의 그 순결로 가까이 다가서는 생태도시가 되어야 합니다.


원주 역을 이전하고 시내에 있는 교도소와 군 부대를 멀리 내 보내는 것도 급한 일입니다. 수도권의 배후 도시로 각종 중소기업체를 끌어 들여 부유한 도시로 만드는 것도 급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급한 일은 봉천을 살리는 일입니다. 적어도 살림의 기본 자세를 갖추어 새로운 도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봉천은 원주의 생명줄이기 때문입니다.
강을 중심하여 모든 문명이 발달한 것처럼 봉천은 원주 문명의 거점이기 때문입니다.


원주를 살린다는 말은, 원주 물 먹고 원주 물 기운으로 산다는 말인데 원주 물인 봉천은 죽여놓고 무슨 원주에 살 자격이 있습니까.
죽은 원주 강, 죽은 원주 물이 장차 우리와 우리 후손을 죽일 것입니다.
우리와 우리의 후손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오늘 우리는 봉천 살리기 위해서 살아야 합니다. 봉천 살림살이꾼들로 사는 살림의 사명자가 되어야 합니다.


자연을 살리는 자가 결국 사람도 살리고 민족과 나라도 살리는 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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