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순애

아름다움과 추억이 있고

파란 하늘도 구름도 날아가는 새도

깊고 맑은 물 속에서 우리를 기다리며

여름엔 학교에서 돌아오면

숙제보다도 심부름보다도

소꿉장난으로부터 미역감던 시절

물놀이하면서 싸움하던 곳


햇볕이 구름 속으로 들어가면

해야, 해야 나오너라

김칫국에 밥 말아먹고 어서 어서 나오너라

동요를 부르면서,

우리의 꿈을 만들고 키가 자라고 마음이 자라던 곳

저녁때가 되면 고기들이 팔딱 팔딱

저마다 높이 뛰려고 경주를 하였다


물 속엔 물장군을 비롯하여 방개와

풀숲엔 반딧불, 여러 가지 곤충이 있고

황새가 쉬어 가는 곳

물고기도 열심히 입을 뻐끔거리고

물이 많고 고기가 많아 매운탕 끓여 먹던 곳

어른들이 가마니 깔고 천렵 하시고

새다리 밑에는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

원주천은 우리의 놀이터 여름 강, 바다였다


겨울엔 얼음이 얼어 얼음 배 만들어 노 저어 건너가고

어릴 적 원주천 [봉천내]

물 많고, 깨끗한 유일한 우리의 강이고 바다가

어른이 된 지금도 그 시절이 그립다

지금도 그 시절처럼 물이 많고 깨끗한

자연 속에서 자랐으면 한다


시작노트:지금으로부터 약 3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원주천 새다리 둔치 옆 뚝방에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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