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의 후궁 순빈 엄씨의 경우궁이 있었던 곳



80년을 넘게 문막읍 궁촌리에서 살아온 박광업(83) 할아버지는 “내 죽기전에 우리마을 유래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모든 관공서를 다 찾아 다녔다고 회고한다.
그러다 누군가 서울 규장각에 가보면 있을 것이라고 말해줘 규장각에 가서 궁촌리에 대한 유래를 알게됐고 지금도 강원대학교등에서 마을의 역사를 알려달라고 박할아버지를 찾아온다.
박할아버지에 따르면 궁촌이란 마을 명칭이 생긴 것은 지금 마을회관 앞 쪽에 있는 공터에 고종의 후궁 순빈 엄씨의 경우궁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엄씨의 고향이이어서 경우궁이 세워졌지만 지금은 엄씨 일가는 찾아볼 수 없고 그 집안에 대한 얘기를 아는 사람도 없단다.
박할아버지가 10살 때까지도 경우궁이 있어 가끔 이 궁에가서 놀기도 했고 가끔 집이 없는 사람들이 궁에서 살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일제시대 일본사람들이 반계리, 후포리, 포진리의 평야를 논으로 만들기 위해 중국사람 100명을 데려다 일을 시켰는데 그때도 이 궁에서 먹고 잤다는 게 박할아버지의 설명이다. 박할아버지는 지금도 경우궁의 모습이 생생히 기억난다며 직접 그려 보이기도 했다.
후백제 견훤이 견훤산성에는 석성을 쌓고 여기에는 토성을 쌓았으며 이 곳에 궁실을 지었다고 해서 궁촌이라고 하는 유래도 전해진다.


1989년 11월 28일 서일석씨의 밭에서 청동제 고려 명종21년(1511년)의 범종이 발견돼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기도 하다. 현재는 그 흔적도 찾아볼 수 없는 작은 시골마을에 불과하다.
마을에 이렇다할 큰 사건도 없는 평온한 마을이다.


260여세대 740여명이 살고 있는데 궁촌을 지나 귀래로 이어지는 도로는 김영진 의원이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고향인 귀래면 운골로 가는 길을 신설했다고 한다. 면 단위에서는 처음이었다고.
궁촌리의 역사는 오는 5월 발간될 「문막읍사」에 자세히 수록될 예정이다.


<서연남 기자>  ynseo@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