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덕 수 소장
농협원주시청출장소
강원도 하면 우선 생각나는 것이 산좋고, 물좋고, 인심 좋은 곳, 청정의 고장등등. 소위 서울등 대도시 사람이 좋아하는 말들이 참으로 많다.
그러나 좀더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만큼 우리는 먹고 살기에 열악한 조건에 놓여 있다는 얘기도 된다.
최근 농촌사정이 어려워 지면서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다가 급기야 지난 11월 21일 농가부채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전국 100만 농민의 대규모 시위가 있었고, 원주에서도 약 500여명의 농민이 가두시위를 벌였다.
그런데 그날 공교롭게도 원주시의회에서 농협에 있는 공기업특별회계 시금고자금을 금리가 다소 낮다는 이유로 일반 시중은행으로 옮길 것을 강조하는 시의원의 4분 발언이 있었다.
이에 대해 농촌지역에 자금을 조달하는 농협의 최일선 사무소장으로 몇가지 견해를 밝히고자 한다.

농촌과 농민에 대한 지원

농협은 농촌지역에 영농자금, 추곡수매자금, 농산물유통개선사업, 비료및 농약생산, 각종 자재구매사업등 많은 사업을 전개하므로 농협에 예치되는 자금은 이와 같은 사업부문을 수행하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농협의 예수금조달에 차질이 생긴다면 농업부문에의 지원이 감축될 수 밖에 없으며 도시와 농촌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하여 출범한 통합원주시의 기본 취지도 그만큼 훼손되는 것이다.
대만의 경우 농업부문 자금조달의 특수성을 감안, 지방자치단체의 여유자금을 저리 또는 무이자로 모두 농회(우리나라의 농협에 해당)에 예치하고 있고, 일본의 경우 농협이 농촌에 시설투자를 할 때 정부에서 최고 50%까지 보조해 주는 것은 우리나라 농촌현실에 비추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반은행은 조달한 자금 전체를 수익사업에 운용하여 운용수익을 올릴 수 있으나 농협에서 조달한 자금은 농산물유통개선, 저리농사자금지원등 비수익공익사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은행과 동일한 금리를 적용할 수 없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의 자금은 수익성보다는 안정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여 보수적으로 운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금리가 다소 낮게 적용될 수 밖에 없다.

금리경쟁 시장금리 왜곡

정부는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저금리정책을 펴고 있다. 금융기관간의 치열한 예금금리 경쟁은 대출금리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며 결국 원주지역 경제가 활성화 되지 못하는 요인으로도 작용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금융기관간 과도한 금리경쟁을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 정도가 심한 은행에 대하여는 불이익을 주도록 금감원에서 매일 점검하는 사항이기도 하다.
최근 대도시 시민연대(부산등)에서도 높은 금리를 유도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밝힌 바 있다.

농협은 금리가 다소 낮으나 지역사회발전과 복지농촌건설을 위한 사업을 통하여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수행하지 못하는 사업을 대신 수행하는 보충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사회 환원에 앞장

예를들면, 금년만해도 지역인재 양성을 위한 장학기금출연, 각종지역단위행사지원, 농촌지역복지사업 등에 직접 17억여원을 지역에 환원하였다.
또한, 금융서비스사업 외에 ‘법률구조사업’ ‘소비자 보호사업’ ‘원주배 팔아주기 캠페인’ ‘계란및 돼지고기 소비촉진 운동’ ‘결식학생돕기 도시락 후원행사’등 많은 사업을 스스로 찾아서 하는 것도 지역은행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려고 하는 최선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농산물 수입개방과 IMF이후 우리 마음의 고향인 농촌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절망에 목메인 농촌과 농민에 대한 지원이 어느때보다 절실한 시기이다.
원주시민들에게 농촌이 고향이 아닌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하는 생각을 하며 농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기 위해 거리로 몰려나오는 시기에 농촌과 농민을 돕는다는 뜻으로 시금고 자금을 농협에 예치한다면 농촌에 더욱 지원이 확대될 수 있음은 물론, 다소 위안이 될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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