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기 바둑이나 장기를 두다보면 옆에 훈수꾼이 끼게 마련인데 그 훈수꾼이 대국(對局)의 상황을 더 잘 아는 경우가 있다.
영서신문이 원주투데이로 제호(蹄號)를 바꿨다고 그 실력이 어디로 갈까마는 여하튼 심기일전의 각오가 대단하기만 하다.
그런데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 몇가지 있다.
우선 신문이 따근따근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미 지역 TV나 지방신문으로 다 알고 있을 소식을 며칠이 지난 다음 신문이라고 보내오니 따끈할 수 없다. 그것도 잉크냄새가 풍기는 쫙 펴진 지면이 아닌 꼬깃꼬깃 접어서 무슨 광고 홍보물인양 우편으로 배달되니 처음부터 쓰레기통으로 직행하기 십상이다.
그래도 지역 신문이라고 빼들고 보면 어디서 인쇄했는지 칼라가 제멋대로이고 편집은 꿰맞추기라도 한 듯 어지러워 눈을 쉬 돌려도 멈출 곳이 없다. 게다가 행사 사진은 인물 사진만 찍었는지 기사와 동떨어져 있고, 사설은 누가 쓰는지 다 알려져 있어 소철쇄인(小鐵殺人)의 냉기가 없다.
기사(記事)들도 어디서 주어 모은 가십들을 풀어서 썼는지 막걸리에 물을 탄 듯 싱겁기만 하다.
그것은 관공서의 기자실이나 홍보실에 떳떳하게 출입도 못하고 빙빙 돌다가 누군가가 홍보용이라고 종이 몇 장 쥐어주면 그게 기사인줄 알고 황홀해 하면서 취재를 다했다고 스스로 만족하기 때문이다.
그뿐이랴, 누군가 시평이나 글을 하나 써주면 중간에 소제목이나 단락을 줘서 글쓴이의 의도를 분명하게 해드릴 일이지 네모박스 안에다 인물 초상화 하나 덩그라니 넣어서 아까운 지면을 허비하고 있다.
그리고 가로행들의 길이가 너무 짧아 각 세로칼럼 사이가 허전하여 전체적으로 편집구도가 아주 부자연스럽다.
더욱 한심한 것은 신문 내용에 있어서 정말 읽을 거리가 없다는 것이다. 원주의 사회, 문화는 차치하고라도 지역현안에 대한 생각이 너무도 짧다는 것이다. 지역 문제에 대한 깊은 사고(思考)없이 지역신문을 만들겠다는 발상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그러니 무슨 지역문제에 대한 특집이나 기획취재가 있을리 만무하여 읽을 거리가 있겠는가.
신문도 아닌 것이 신문이랍시고 아무렇게나 취재하고 편집하여 찍어 내지 말라. 온 열정과 정성을 다해 원주를 주도하는 언론이 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하라.
그렇게 한다면 원주투데이는 희망이 있다. 원주시민들의 지역신문에 대한 뜨거운 질책은 물론 깊은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원주투데이가 오는 날이라고 가슴 설레이면서 대문 앞을 서성거리게 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더욱 분발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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