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동 터미널 앞쪽으로 1군지사 담을 따라 피어있는 들꽃이 너무나 반가웠다. 예전엔 투박한 화분에 심겨진 팬지와 사루비아를 지하상가 주변이나 도로변에서 보곤 했는데 요즘은 그마저도 뜸해진 것 같다. 강원도에서 체육행사가 열리거나 전국적으로 큰 행사가 있으면 갑자기 도로가 꽃밭으로 변하곤 했는데 요즘은 별로 특별한 일이 없나보다.
며칠전부터 우산동을 지날때마다 기분이 좋아졌다. 보라색 들국화 모양의 들꽃을 보면 기분까지 상쾌해지는 느낌이다.
군부대의 회색빛 담벼락은 삭막한 느낌이 들었었는데….
화분에 담긴 인위적인 모습이 아닌 담밑에 총총히 심겨진 모습은 자연스러우면서도 시골스럽다.
그곳을 지날칠 때마다 아기를 데려다 놓고 꽃을 배경삼아 사진이라도 찍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터미널 건너편 지하도옆 버스승강장에서는 치악산을 찾는 외지관광객을 심심치않게 발견할 수 있는데 버스를 기다리는 그들에게 잠깐이지만 행복한 휴식을 전해줄 것 같아 뿌듯함도 생긴다.
그런데 오늘 우연히 우산파출소 앞을 지나다가 해바라기를 보았다. 지저분한 물이 흐르는 하천이지만 주변에 심겨진 꽃들로 냄새까지 사라지는 느낌이다.
누가 심어 놓았는지는 모르지만 한사람의 정성이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준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옴을 느낀다. 올 가을에는 꽃나무 심어야겠다. 나무에 꽃이 열릴때쯤 누군가 그 꽃을 보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해주길 소망하면서….
<장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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