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2급의 장애인으로서 지역구 광역의원에 출마한다는 것이 육체적으로 무리일지 모르나 적어도 정신적으로는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8년전 새정치국민회의 공천으로 비례대표 도의원을 역임한 바 있는 나로서는, 주민과 직접 부딪히며 발로 뛰어야 하는 지역구 선거가 처음이고 그만큼 막연한 두려움도 가지고 시작한 게 사실이다.
개정된 공직자선거법에 의한 지방선거는 처음이라 유권자나 출마자나 모두 생소한 제도하에 혼란스러워 한 부분도 많았던 것 같다.
명함배부와 예비홍보물 발송밖에 허용되지 않는 2개월간의 예비후보기간에 아내와 함께 뿌린 수만장의 명함들, 손이 부르트도록 꼬옥 잡았던 수많은 손들, 전화로 주고받은 수많은 대화와 다짐들, 지지자들의 수많은 격려의 말씀들이 모두 태산같은 가치(價値)로 내게 다가온다. 학교를 망라한 동기동창 친구들의 자원봉사와 프로패셔널의 끼가 넘치는 선거운동원들의 활약으로 13일간의 선거운동기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축제분위기 속에서 신나게 운동에 임했다.
6월의 땡볕에 주요 4거리에서의 연설, 꼭지점 댄스로 지나가는 차량과 시민들의 환호속에 더욱 힘을 얻을수 있었다. 얼굴은 그을
려 머지 않아 벌어질 월드컵 축구 첫상대인 토고 선수와 다를바 없다.
현역 도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됨으로써 수십년간 지역사회에서 설계업무와 봉사활동을 해 온 나로서는 지역에서 생소한 상대 후보와 유리한 게임을 할 수 있을것으로 생각했으나 정당에 대한 지지도 때문에 부정적인 전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전투(?)는 끝이나고 심판의 날이 다가왔다. 광역단체장의 출구조사에서 열린우리당의 완패가 불길한 예감으로 다가 오더니, 자막처리된 첫 화면에서 65% : 35%로 최종 끝날때까지 별로 변하지 않았다.
역사상 전무후무한 국민의 심판에, 무차별적 회초리에 숨돌릴 틈도 여지도 없다. 영남지방보다 더 등을 돌린 수도권의 표심(票心)에 전율이 느껴진다.
전국적인 대세(大勢)와는 별도로, 경쟁 파트너였던 김대천 당선자에게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깨끗한 이미지와 국회의원 보좌관의 경험을 살려 50만 광역도시로 거듭나는 원주의 수레바퀴가 되시길 기대해 본다.
이번 5.31 동시지방선거를 치르면서 느낀 소회를 몇가지 적어본다.
첫째, 예비후보기간 2개월은 너무 길다. 돈은 묶고, 발은 푼다.’는 취지이나, 명함을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짜증이 날 정도라면 1개월로 단축함이 좋겠다.
둘째, 현수막의 공해이다. 지역구별 읍,면,동 현수막이 10㎡이내이듯이, 선거사무소 부착 현수막도 20㎡정도로 제한하여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지 않게 해야 한다.
셋째, 의원 정수의 조정이다. 국회의원은 3.5배가 상한선이나 도의원은 12.5배를 넘고 있어 위헌의 범위를 넘어선지 오래다. 어떤 방법으로든 인구 가중치에 의한 정수의 조정이 요구된다.
넷째, 기초의원 선거제도의 개선이다. 어정쩡한 중선거구제는 혼란만 가중시킨다. 16명중에 하나를 고르라는 것은 유권자를 고문하는 것과 다름없으므로 70명 후보중에 19명을 뽑는 대선거구제로 가거나 종전의 소선거구제가 낫다고 본다.
아무튼 5.31 태풍의 와중에도 2만표에 가까운 성원을 보내주신 지지자와 시민여러분께 머리숙여 감사드리고 선거에 참여하였던 많은 후보자와 관계자여러분들의 일상에로의 복귀와 활기찬 원주건설로의 매진을 제안하면서 졸필(拙筆)을 그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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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건설업체 줄도산 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