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철 (상지영서대 레저경영과 교수)

원주에 소재하고 있는 5개 대학은 모두 긴 역사와 전통을 가진 대학으로 원주 지역사회 발전에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나름대로 기여해 왔다. 특히 우산동과 흥업면의 학사타운은 중부내륙권 대학캠퍼스 타운 중에서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지역경제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하지만 대학의 신입생 모집난이 가중되면서 우산동과 흥업의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해마다 학기말과 학기 초에 대학가는 한바탕 술렁인다. 신입생 확보에 비상이 걸리고 충원율에 희비가 엇갈리기도 한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면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까?

고등학교 졸업생들의 감소, 대학교의 증가 등 거시적인 환경의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지역적으로 본다면 수도권 전철이 오산과 천안까지 확대되면서 경부선 축의 대학으로 수도권 학생들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십여 년 전만 하더라도 서울과 원주사이에 거의 없던 대학이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원주권 대학의 신입생 모집난은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원주를 중심으로 고속도로망의 확충과 개선으로 원주를 표적으로 한 경북, 충청, 경기남동부지역, 영동권 대학의 유치전은 더욱 더 치열해졌고 실제로 많은 수의 학생들이 외지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 문제는 지역대학의 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원주내부경제의 외부유출은 물론, 원주의 지역 발전동력의 가장 큰 축인 인재가 타 지역으로 유출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시의 적극적인 지역대학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

인근 횡성군에서는 열악한 재정환경에서도 캠퍼스타운이 형성되지도 않은 지역대학을 살리기 위해 이미 오래전에 대책이 수립되었다. 일정한 기간 횡성지역에 거주한 주민이 송호대학에 진학할 경우 100명까지 1년에 100만원 정도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빌어 지역대학을 후원하고 있다. 장학금 명목으로 군 예산에 1억원을 책정하고 있다.

학사타운도시로 변모해가는 천안은 지역대학의 취업박람회를 위해 3천만원의 예산을 책정하고 산학관 협력사업에 20여억 원의 예산을 책정하여 지역대학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원주는 어떠한가? 지역대학이 위기에 처해있어도 근본적인 처방 없이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미약한 지역에 세워지는 대학의 설립문제로 지역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미 일본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무분별한 대학유치는 오히려 지자체의 재정난을 가중시켰다. 대학을 세워놓기만 하면 학생들이 찾아올 것이라는 상상은 1980년대 중반부터 깨지기 시작했다. 어떤 것이 시급한 과제인지 타 지역의 사례를 참조하여 시 당국과 시의회 차원에서 대책이 시급하다.  

지역시대의 핵심은 사람이다. 지역대학을 통해 지역의 우수한 인재가 배출되고 그 인재가 지역사회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모델의 정립이 시급하다. 지역사회가 대학의 발전에 협력해 줄 것을 바라기 이전에 대학이 먼저 지역사회에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큼의 봉사도 기울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좀 더 밀착된 연구와 학생위주의 교육에서 지역주민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제공, 지역사회 봉사 등에 좀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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