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견인 이지만 애정 쏟을 것”

대한적십자 문막봉사회원들 심향영육아원생 가정체험 마련

심향영육아원에서 생활하는 장현진양(3)에게도 부모가 생겼다.
부모의 사랑이 절실하던 생후 8개월에 심향영육아원에 들어온 이후 2년만에 비로소 부모의 따뜻한 손길을 느낄 수 있었다.


대한적십자사 문막봉사회(회장:김용환)에서 원생 25명을 회원들 가정으로 데려가 가족의 정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 덕분이었다. 지난 23일 처음 이건업(48)·신정숙씨(46) 부부를 만난 현진이는 무척 낯설어했고 울음부터 터뜨렸다.


그러나 두려움도 잠시, 현진이는 곧 이씨 부부의 애정을 느끼고 신씨 품으로 파고 들었다. 신씨는 현진이를 위해 기저귀도 사고 속옷도 준비하는등 세심한 배려를 했었다. 마음이 전해졌는지 현진이는 엄마라고 속삭여 신씨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씨 부부의 아들 둘은 모두 성장해 현재 천안과 온양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부부끼리 오붓하기도 했지만 가끔 허전할 적이 많았던 터에 현진이 출현을 이씨 부부는 축복이라고 했다. 잘때도 소변 가리는걸 대견해 했고 슈퍼마켓에 데려가 원하는 만큼 과자를 사 주기도 했다. 이웃집에 데리고 다니며 딸이 생겼다고 자랑했다.
열흘쯤 데리고 있다가 돌려보낼 예정이다. 헤어지는 것이 벌써부터 불안한 아내를 이씨는 자주 들러서 만나고 집에 데려오자며 위로했다.


가족들이 놀러갈 때도 심향영육아원에 들러 현진이와 함께 가고 명절때도 데려오고 학교에 입학하면 입학식에도 가고 학부모 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정서적 후견인이지만 부모 못지않은 애정을 쏟을 참이다.
문막봉사회에서 데려간 25명 모두가 현진이와 같은 가족의 정과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회원들 사정상 19명은 25일에 심향영육아원으로 돌아갔지만 6명은 좀더 오랫동안 회원들 가정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김회장은 “물질적인 도움보다는 아이들에게 가족의 사랑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는데 회원들 가정을 돌며 얼굴이 화사해진 아이들을 보고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