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권장외발매소 가 설치돼서는 안 되는 이유

이우갑(고한천주교회 주임신부, 사행사업 규제와 개선을 위한 전국 네트워크  공동대표)

최근 마사회가 원주시 단계택지에 도박 시설인 경마장 장외 발매소를 추진하고 있어 크게 논란이 되고 있다. 마사회는 지난 2004년에 건축허가를 받아 현재 신축 중이며 올 연말쯤에 완공 예정인 건물의 3개 층을 임대하여 대형 화상경마장을 설치 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마사회의 장외 발매소 설치는 최근 도박 중독에 대한 아무런 대책 없이 경마장을 운영하면서 많은 도박 중독자들이 양산되고 사회적 비난이 커지면서 수입이 줄어들자 수익 확대를 위한 조치로 여겨진다. 실제로 마사회의 수입 가운데 원주에 설치하려고 하는 장외 지점의 매출 비중은 2003년도 경우 약 70%를 차지하고 있고 고객 비율은 83%에 달하고 있다. 마사회는 구조 조정이나 도박 중독에 대한 확실한 예방 조치 등 경마자체에 대한 이미지 변화를 꾀하는 대신 무분별한 장외 발매소 설치로 수익확대만을 노리면서 또 다른 도박 중독자들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전국의 장외 발매소는 31개소로 급증했으며 이 발매소가 설치되는 지역 마다 강한 반발과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장외 발매소 설치에 대하여 원주에서도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 특히 찬성하는 쪽에서는 그 이유를 대체적으로 다음 두 가지로 말하고 있다. 하나는 경마장 장외 발매소를 도박 시설로 보지 말고 단순한 오락, 레저 시설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약간의 부작용이 있다 하더라도 가뜩이나 침체되어 있는 경기를 활성화 할 수 있다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의견은 경마 장외 발매소의 내용이나 그 부작용에 대하여 전혀 이해 하지 않는 그야말로 순수하고 순진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현재 우리나라에서 운영되고 있는 경마장은 결코 오락, 레저 시설이 아니다. 전적으로 도박 시설이라고 할 수 있다. 숱한 승부 조작의혹은 둘째 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경마장에 가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말이 달리는 것을 보러 가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경마장이나 장외 발매소를 찾은 거의 모든 사람들은 도박으로 전 재산을 탕진하고 가정이 파탄되는 비참한 최후를 맞고 있다. 오죽하면 ‘미운 친구가 있으면 경마장에 데려가라’고 하는 말이 나왔을 정도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도박 중독자는 전국민의 9% 가까운 약 400만 명으로 추산된다. 그리고 이러한 도박 중독자들을 가장 많이 양산해 내는 곳이 바로 경마장이라고 할 수 있다.

혹시 어떤 이들은 도박 중독에 빠지는 원인을 개인의 절제 부족에서 찾으며 조금만 조심하면 괜찮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도박 중독의 생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이야기이다. 도박 중독은 ‘충동 조절 장애’라고 하는 일종의 정신 질환이며 진행성 질환이기에 본인의 절제심과는 무관하게 말 그대로 ‘자신도 모르게’빠져 든다. 그래서 이러한 사행 산업에 있어 도박 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는 개인의 절제력에 달려 있기보다는 사회적 통제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와 유사한 경마나, 경정, 카지노 등을 운영하고 있는 다른 나라들은 아주 세세하고 철저한 도박 중독 예방과 치유 조치를 마련해 놓고 있으며 그러한 조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을 때에는 신규 설치가 불가능한 것은 물론 기존 운영 시설도 폐쇄하여야 한다.

그러나 우리 나라 경우 2004년 사행 산업 전체 매출 규모가 14조7천억 원(이 중 경마 총 매출은 7조 5천억)에 이르고 특히 경마에 고객이 직접 지출한 돈이 2조원에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정말 아무런 도박 중독 예방 조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주에 가장 위험한 도박 시설인 경마 장외 발매소가 설치된다면 가까운 단계 택지의 상인들 및 인근 주민들과 많은 원주 시민들이 도박 중독에 빠져들고 가정 파탄에 이를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어떤 이들은 그럼에도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약간의(?) 부작용이 있어도 유치해야 할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장외 발매소의 경우 원주시나 인근 상권에 대한 경제적인 혜택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장외 발매소의 경우 과천 경마장을 중계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세수입은 경기도의 수입이지 원주시의 수입은 아니다. 장외 발매소 세수입은 마권 판매금 중 16%인데, 그 중 8%는 경기도 나머지 8%는 강원도로 돌아간다. 고용효과 역시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외 발매소 자체가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을 뿐 아니라 3~4명의 운영팀은 마사회에서 파견되고 그 외 마권 발매나 청소 등 몇 사람은 거의 아르바이트 형태로 고용하고 있다. 그 외 장외 발매소에 출입하는 고객들의 인근 상권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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