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희(농협중앙회 원주여신관리단장)

지인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다 보면 우리를 벗어나 다른 사람 얘기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다른 사람 얘기중 많이 등장하는 것이 국회의원이나 시의원 등의 정치인에 관한 것이다.
또한 자연스럽게 정치인들에 대한 평가가 입에 오르내리게 되는 것이 순서가 된다.

이런 평가에서 가장 후한 점수를 받는 분들은 개인의 도덕성, 국가나 국민 또는 시민 전체를 위한 입법활동이나 의정활동이 아니고 대부분 동네(지역)에 어떤 방법을 구사하더라도 많은 공사와 예산을 끌어오는 정치인이다.
이와 반대로 도덕성이 훌륭하고 국가나 국민, 시민 전체를 위한 활동에 전념하면서도 동네공사 하나 못 끌어오고 예산 못 따오면 능력없고 무능한 정치인으로 매도되기 쉽상이다.

주변에 가깝게 지내는 시의원이나 도의원을 만나 얘기를 들어보면 이 분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특정지역주민의 특정지역에 대한 청탁이라고 한다. 이 청탁을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해결해주면 훌륭하고 유능한 의원이 되고 그렇지 못하면 해당지역 주민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무능한 의원이 되어 차기의원직이 어려워진다고 한다.
과거에는 선거때가 되면 국회의원의 경우 국가나 전체국민에 대한 공약은 없고 우리 지역의 발전과 개발로 선거공약을 가득 채우고, 시의원의 경우 원주시나 전체시민을 위한 정책이나 대안제시는 거의 없고 우리 지역(읍면동)의 개발과 발전을 위해 어떠 어떠한 사업을 하겠다는 공약이 앞서고 당선이 되면 어떤 방법을 강구해서라도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몰두해야 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공약은 출마자의 생각이라기보다 선거구민들의 집요한 요구와 생각을 집결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런 선거공약은 우리지역의 발전만을 위하고 다른 지역은 배려치 않은 지역이기주의의 표현이고, 한정된 예산을 갖고 나눠 사용하는 현 시스템에서는 다른 지역 몫을 빼앗아 내 지역 몫을 더 챙기겠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결국 우리 지역이 챙겨온 것만큼 손해보는 지역이나 주민이 있다는 것을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지식수준이나 의식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고 선진국 수준에 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선거에 따른 의식이나 지역개발에 대한 기대 등 지역이기주의는 과거보다 더 심화되었다.
우리도 이제 이 틀을 벗고 바뀔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주민들이 우리지역만의 개발, 우리지역만을 위해 요구하는 예산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그래야만 국회의원은 국가나 전체국민 차원의 공약을, 시의원은 원주시라는 광역을 생각하는 공약을 준비할 것이고 우리지역만을 위한 공약은 과감히 포기할 것이다. 또한 원주시의 국회의원이 아닌 대한민국의 국회의원, 읍면동의 시의원이 아닌 원주시의 시의원이 되어 활동하게 될 것이다.

이에 대한 시스템의 한 가지 개선방법으로 지방의원의 선출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원주의 경우 지금의 읍면동에서 한 명씩 선출되는 방식을 버리고, 농촌 읍면지역을 한 선거구로, 도시 동지역을 한 선거구로 몇명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그러면 출마자는 자기 출신지역만을 위한 공약이나 비젼을 생각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주시라는 광역을 염두해 두지 않고는 당선도 어려울 것이다. 당선이 되더라도 자기 지역만을 위하여 활동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진정한 전체 원주시민의 대변자로서 시민의 관심과 복지의 최대공약수를 찾아가는 한 단계 발전된 의회가 정립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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