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기(공무원)

원주톨게이트를 따라 원주의 관문인 태장동에 들어서면 곧바로 시야에 들어오는 군사시설물이 눈에 띈다. 캠프롱이라는 미군기지이다. 캠프롱의 기원은 6.25전쟁 후 1951년 2월 12일 원주 근교에서 있었던 치열한 전투에서 무공을 세우고 전사 후 추서 받은 찰스 알 롱 하사를 기리는 의미에서 명명되었다한다.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나도록 캠프롱은 태장동에 터 잡아 한미동맹의 교두보 역할을 했다. 오랫동안 환경오염, 헬기소음, 재산권 행사제한 등 문제가 있기도 하였으나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따라 원주·춘천 미군기지 등이 우리에게 반환되는 것을 주 내용으로 2008년 7월경 인접한 캠프이글과 함께 평택으로 이주 예정이다.

얼마 전 ‘평택기지 지원법’이 통과됨에 따라 미군기지 무상양여가 어려워졌으나 문희상 국회의원 등이 발의한 대체입법에 의하면 무상양여가 가능하다. 현재 경기도에서는 평택기지 지원법 등 관계법에 따라 토지수용 등 공고가 진행되고 있다. 원주에서도 미군기지 무상양여가 되도록 ‘원주미군기지반환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가 구성되어 미군기지 무상반환을 요구하는 ‘1단체 1현수막 달기’와 ‘10만인 서명운동’ 등이 전개되고 있다.

춘천 캠프페이지는 면적이 21만평에 이르는데 올해 폐쇄절차에 들어가 11월쯤 관리권이 국방부에 넘어가게 된다. 논란이 있긴 하지만 춘천의 경우 강원도와 강원도개발공사와 공동으로 ‘G5 프로젝트’를 통해 내년부터 2012년까지 미군부대 일대를 기존도심과 연계하여 복합타운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그러면 원주는 어떠한가? 춘천의 경우 이러한 일련의 행위가 선행되어 우리가 대책을 세우거나 목표를 정하는데 참고가 되긴 하지만 처한 상황이나 개발성, 연계성은 확연히 다르다. 캠프페이지의 경우 의암호와 강원도청, 춘천시청 등 관공서와 교육기관 등이 인접해 있고 국방부가 계속 사용은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원주의 경우 국방부에 양도시기가 2년 늦은 2008년 7월경이고 특정시설로 인하여 계속 사용을 주장한다. 1군사령부가 인접해 있기에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개발은 극히 제한적이며 ‘G5 프로젝트’라는 거대한 청사진은 고사하고 활용방안이나 계획, 복안도 준비되어 있지 않다.

지난달 19일 원주시에서도 범대위 운영위원회 참여는 물론 10만인 서명운동에도 동참할 뜻을 비쳤다. 반환지역의 지자체에서는 출신 국회의원에게 무상양여를 위한 특별법이 조속히 제정되기를 촉구하고 있으며, 전국시도지사 협의회에서도 적극 나서기로 하고 있는 등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시와 범대위에서도 캠프롱의 무상반환을 바라는 대명제 아래 온힘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 국방부에서 계속 사용을 주장하거나 매각을 통한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상황에서 활용방안을 먼저 언급한다는 것이 민감한 사안일 수 있다.
그러나 별 다른 준비없는 상황에서 무상반환 등이 진행된다면 10만여평의 캠프롱과 14만평에 이르는 캠프이글의 활용방안을 그때서야 계획할 것인가?

우리가 캠프롱을 무상반환하라고 주장하는 것이 원주시민이 50년 넘도록 직·간접적 피해와 재산권 행사에 상당한 불이익을 감수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그동안 범대위가 출범한 이후 이러한 의견이나 활용방안이 전무했던 터인데 원주뿐 아니라 미군기지가 산재해 있는 전국미군기지연대의 워크샵 참석 이후 서로의 정보 공유 및 무상양여의 높아지는 가능성 등에 힘입어 범대위에서도 어느 정도의 자신감이 붙었는지 미군기지 무상양여와 관련된 시민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기초로 정부에 의견을 제출하거나 기지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에 본인은 원주가 군사도시라는 인식을 더욱 강하게 갖고 캠프롱을 안보관 강화를 위한 시설이나 프로그램을 진행하도록 안보테마파크화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본다. 캠프롱 전체 중 국방부가 양보 불가한 3만여 평은 특정시설을 운용하고, 나머지 7만여 평은 전쟁박물관, 전쟁체험관, 미군 군사시설물의 조형화, 명륜동에 계획한 5천석 규모의 원주타투공연장 신축, 자연 친화적인 테마파크(자연생태공원 등), 체육공원화(인라인스케이트장, 농구장 등)하여 원주시민의 체육 및 휴식공간은 물론이고, 전국민의 안보관을 강화 할 수 있는 안보체험관을 운용하는 것이다. 군 생활을 원주에서 하지 않았다하더라도 예전 군 생활을 추억하면서 후배들이나 가족들에게 자연스럽게 군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와 세월이 흐르면서 바뀐 군복이나 휘장 등 군용품, 군 시설물 등도 함께 기획한다면 지나치는 도시가 아닌 들러서 구경하고 휴식하는 원주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다.

나아가 인접한 공군의 협조를 얻어 곡예비행팀 ‘블랙이글’ 등과 연계된 기획으로 관광 상품화하면 시너지화 하는데 효과가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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