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지식 할머니의 바람

중앙시장 먹거리중 빼놓을 수 없는 음식으로 좌판에서 파는 칼국수와 만두국을 꼽을 수 있다.
천막으로 가렸을뿐 하늘이 틈틈이 보이는 이곳을 즐겨 찾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들려봤을 만한 곳으로 ‘예쁜 할매’ 원지식(66) 할머니가 한그릇 수북히 담아 내놓는 칼국수와 만두국 맛이 아주 그만이다.
좌판에 간판이 걸려있을리 만무하지만 상호는 예쁜 할매 칼국수집이란다. 기자와 만난 구랍 31일에도 단골고객들에게 예의 그 마음이 큰 손으로 국물이 넘칠 정도로 칼국수를 담고 있었다.


김이 모락모락 먹음직스럽게 오르는 칼국수를 퍼 담으며 원할머니는 “내년(2002년)에는 배고픈 사람이 없었음 좋겠고 몸 아픈 사람도 없어야 해”라고 말한다. 젊은이들도 많이 오지만 원할머니의 넉넉한 손이 그리운 시골 노인들이 손만두국 생각에 많이 찾기에 그런 모양이다.


요즘 이곳은 한여름철과 더불어 가장 비수기다. 하늘만 가렸을뿐 노점이기 때문에 더위나 추위에 무방비인 탓이다. 그래서 할머니는 이곳에 오는 사람들을 배고픈 사람들이라고 믿고 있다.
“돈 있으면 따뜻한 식당가서 좋은 음식 먹지, 추운데 이런델 오겠어”란다.


그래도 이곳은 손님이 줄을 잇고 배달도 심심찮게 들어온다. 장사가 잘 되는날은 100그릇, 비수기에도 30그릇은 팔리니 말이다.
할머니의 인정이 그리워서, 손만두국이 그리워서 일께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