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파헤치자 기름냄새 진동 공사 불가능

시, 오염제거 요구 방침 차수벽 공사 불구 기름 확산

우산동 1군수지원사령부 기름오염사건으로 인해 하수종말처리장 차집관로 증설공사에 차질이 예상된다.
원주시 수질환경사업소는 60억원의 예산으로 개봉교~흥양천 합류점까지 9km에 차집관로 매설공사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얼마전 1군지사 유류중대 부대 울타리 주변에서 굴착공사 도중 상당량의 기름이 흘러나오는 바람에 150m 정도 하수관 매설공사가 중단된 상태.


작업현장에 있던 관계자에 따르면 땅을 파헤치자 기름냄새가 진동했고 토양은 물론 지하수까지 시커멓게 기름에 오염돼 있었다.
수질환경사업소의 연락을 받고 현장을 확인한 원주시 환경보호과는 7곳에서 토양을 채취했고 오염도가 기준치를 넘을 경우 하수관을 그대로 매설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4일 발표된 토양오염 분석결과 우려했던 결과가 현실로 나타나고 말았다.
3곳의 토양이 오염 기준치 800ppm을 훨씬 넘어섰으며 최고 4천ppm까지 오염돼 있었다.
원주시는 오염이 확인된 만큼 군부대에 오염물질 제거 명령 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또 오염원이 제거되지 않는한 하수관거를 매설하지 못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따라 내년 9월로 예정된 공사기일을 맞추기 위한 수질환경사업소의 부담이 커졌다.
수질환경사업소는 다행히 동절기여서 공사를 중단했지만 공사가 재개되는 내년 3월전까지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
공사 관계자는 “군부대가 오염물질을 서둘러 치워준다면 하수관을 매설할 수 있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하천을 건너 하수관을 우회해 매설하는 방안도 검토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수관을 우회할 경우 추가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예산부담 책임을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수질환경사업소 관계자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지난 10월경부터 군부대측과 매설과 관련해 여러차례 협의했다”면서 “부대에서 암반까지 차수벽을 설치하면 하수관 매설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그대로 믿었는데 차수벽은 별 도움이 안됐다”고 말했다.


또 “군부대와의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돼 하수관 매설공사가 기간내에 끝나길 바랄뿐”이라고 했다.
환경운동연합 김경준 사무국장은 “하수관 매립구간 토양만 복원해도 인근에 기름이 유입되기 때문에 문제가 많다”면서 “부대밖 원주천 일대 토양을 모두 복원하지 않는다면 하수관은 하천을 건너서 지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군지사측은 “내년 4~5월경부터 오염된 토양 복원작업이 시작될 것”이라면서 “원주시가 우회해 공사한다면 환영하지만 비용을 부담할 수는 없다”고 단호하게 입장을 밝혔다.


한편 1군지사의 거부로 원주시가 17~18일 자체조사한 부대 바깥쪽 토양오염 분석 결과에서 기준치가 초과될 경우 또다시 행정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함미선 기자>  msha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