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동 (한국농업경영인원주시 연합회 사무국장)

지난 93년 우르과이라운드 이후 현재까지 수입개방에 대비해 농업분야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 졌지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우리농업의 경쟁력을 말한다면 도토리 키재기인 셈이다.

농산물 시장 전면 개방을 앞두고 정부는 농업ㆍ농촌종합대책수립, 농림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 개발 촉진에 관한 특별법 설립 등 쌀시장 개방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몇몇 대책을 내놓고 있다.

요즘 농촌에선 쌀 시장 개방에 이어 농신보(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의 통합문제가 화두에 오르고 있다. 기획예산처의 기금운용평가단이 신용보증사업의 중복으로 관리상의 비효율성을 초래한다며, 시너지 효과를 위해 현재 5개인 보증관련기금을 신용보증기금 하나로 통합할 것을 권고한 것이다.

어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는 것인지 어처구니없다. 농신보는 70년대 초 담보력이 미약한 농업인에게 영농자금을 원활하게 지원하여 국내 농업을 보호 육성하기 위해 설립되었으며, 현재는 대부분의 농업인이 가까운 농협에서 농신보를 이용하여 영농자금을 조달하고 있을 만큼, 농업금융부문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0여 년 간 영농자금의 지원, 농촌지역의 연대보증피해 해소에 큰 역할을 하였으며, 특히, 농신보가 없었다면 정부의 농어가부채대책에도 불구하고, 보증능력이 없는 농업인은 그림의 떡이었을 것이다.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 농산물 시장 개방에 맞서 국내 농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부차원의 총력 지원이 필요한 때이다. 그 핵심은 자본과 기술의 집중이다. 그런데 엄연히 제 역할을 하고있는 농업부문 자금줄의 핵심인 농신보를 농업관련기금이 아닌 다른 기금에 통합하겠다며, 농업정책 운운하면 농민은 속상한 마음을 어디에다 풀어야 한단 말인가? 상대적 약자인 농업부분에 대한 보증은 줄 것이 뻔하지 않은가?

효율성을 재기에 앞서 자를 잘 골랐는지 다시 생각해 보기 바란다. 국가의 경제논리는 눈 앞의 이익만을 쫓아서는 안될 것이기 때문이다.

생명산업, 환경산업인 농업은 어떠한 경우에도 지켜야 하며, 우리 농업의 성장 엔진인 영농자금 조달을 위해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은 반드시 현행대로 유지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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