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보육조례 제정을 위한 제언

박효정 (아이키우기 좋은 원주만들기 시민모임)

지난 8월 26일 매우 의미 있는 토론회가 있었다. 원주 민우회가 주최한 <원주시 보육 정책 토론회>가 그것이다.
상지대 강이수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 토론회에는 시청의 담당 과장과 보육시설 연합회장, 공동 육아협동조합의 이사장 등이 토론자로 나섰고, 아이를 데리고 온 어머니들과 여러 보육시설의 시설장들과 교사들이 방청석에서 진지하게 함께 고민을 나누었다.

특히, 의미 있었던 것은 토론회에서 보육 조례의 필요성에 대한 공유가 충분히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보육조례는 시의회에서 통과하면 공포할 수 있는 하위법에 불과하지만, 시민 대다수의 생활이 걸려 있기 때문에 상위법들보다 더 구체적으로 우리의 삶을 바꾸어 놓을 수 있다. 원주시의 보육 조례가 우리의 삶의 질을 좀 더 향상시키길 기대하며 몇 가지 짚어보고자 한다.

우선, 취약 계층의 보육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일정 소득 이하의 가계에 대해서는 보육료에 대한 부담이 없이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 보육 대상자가 적은 시 외곽의 농촌 지역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젖먹이때부터 아이들은 가정의 경제력에 따라 불평등한 환경에서 자라나고 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둘째, 보육 조례의 제정과 운영에 있어 시민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

보육위원회와 보육정보센타 등을 강화, 신설하여 보육 행정에 실수요자들인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영유아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시설이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한다.

셋째, 실정에 맞는 다양한 보육시설이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종일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야 하며, 야근이나 휴일 근무를 할 때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곳도 지정되어 있어야 한다. 여성들이 많은 사업장에는 직장 보육시설이 있어야 한다. 특히 영아들은 받아 주는 보육 시설이 별로 없으며 보육료도 높다. 많은 여성들이 이 시기에 자신의 직장을 포기하게 되고 이후의 재취업은 더욱 힘들어진다.

넷째,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을 보호하기 위한 방과 후 보육이 활성화되도록 해야 한다. 유치원생보다도 빨리 집에 돌아오는 저학년 학생들은 어른이 없는 집에 방치되거나 학원에서 학원으로 돌아다녀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마지막으로, 교사의 재교육, 대체 인력의 지원, 고용 승계 보장 등으로 보육교사의 질을 높이고 권익을 보호해야한다. 근무 시간과 노동 강도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임금을 받고 있는 보육 교사들의 처지는 직업에 대한 불만과 잦은 이동을 낳게 되고 결국 그 영향은 아이들에게 미치게 된다.

이러한 내용들을 조례에 담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조례안의 내용을 함께 고민하고 내용을 만드는 데 직접 결합하여 주민발의의 형식으로 시의회에 제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보육의 문제를 생활 속에서 해결하기 위한 시민의 관심과 실천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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