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 조합장 선출놓고 마찰 … 고소고발 비화

개운주공1차아파트(이하:개운아파트) 재건축을 둘러싼 갈등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510세대 규모의 개운아파트는 지난 82년 1동부터 9동까지 입주한데 이어 10동부터 16동까지는 83년 입주가 시작됐다. 지은지 20년을 넘기다보니 건물이 노후해 재건축 얘기가 나왔고 이에따라 안전진단을 실시한 결과 D급 판정을 받아 일단 재건축 요건은 갖춘 셈이다.
문제는 3년전부터 재건축을 주도해온 조합측과 입주자들간 갈등이 심해 재건축 여부가 불투명하다는데 있다.


입주자들은 재건축을 추진해 온 지모씨를 조합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조합장 취임에 앞서 10억원을 재정보증증권으로 예치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이행하지 않았으며 추진과정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법적으로도 재건축 조합을 설립하려면 전체 입주자의 80%와 각 동별 입주자 80%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지씨는 아파트 대의원 선거를 통해 조합장으로 당선됐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추진위원회 성격의 조합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덧붙여 현재 동의서는 전체 입주민의 70% 이상을 받았다고 했다.


이같은 갈등을 기화로 고소고발사건이 발생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갈등외에도 개운아파트내 1·6동은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소유인데 최근 공단에서 4천여만원을 들여 아파트 보수공사를 추진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사무소 한 관계자는 “재건축 건물을 보수한다는 것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서 재건축 의사가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게 아니겠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서 재건축에 동의하더라도 나머지 440세대중 352세대 이상의 동의서를 받아야 하는데 세입자가 전체 입주자의 절반 수준이어서 동의서 징수가 쉽지 않다는 진단이 주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게다가 동의서에 첨부되는 인감증명서 시효가 6개월이어서 단기일에 동의서 징수를 마무리 짓지 못하면 허사로 돌아가게 된다.


아파트 재건축 성공사례로 꼽히는 명륜동 성원아파트도 조합 설립이후 5년만에 완공한 예에서 보듯 절차가 산넘어 산인데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면 성공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입주민 한모씨는 “재건축해야 한다는 데는 모두 동의하는데 추진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서로의 입장만을 내세우지 말고 총회를 열어 주민들 다수가 원하는 방법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