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걷는 것은 문제
백현(치악중학교 3학년)
우리 학교는 스승의 날이 되면 반별 혹은 개인별로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고자 정성을 모아 작은 선물을 전달한다. 강제성을 띠는 것은 아니고 자율적으로 알아서 한다.
반 친구들도 대부분 1년에 한 번 있는 스승의 날에는 선생님에게 고마움을 표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생각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소박한 마음이다.
스승에 대한 고마움은 선물의 크기나 액수로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정성이라고 생각한다. 선물이 아니더라도 마음을 담은 편지 한 장을 드린다면 그 무엇보다 값진 선물일 것이다.
학부모들이 일괄적으로 돈을 걷어 선생님들에게 선물을 하거나 식사를 대접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받는 선생님도 떳떳하지 못할 것 같고, 돈을 걷는 엄마들은 부담이 될 것이다.
참여하지 않은 부모는 내 자녀가 불이익을 당하지나 않을까 하는 마음에 노심초사할 수도 있다. 또 이러한 행동은 학생들 간에도 위화감을 조성하는 원인을 제공할 수도 있다. 순수한 친구들 사이의 관계가 이런 것들로 인해 멀어진다면 이 또한 참으로 비참한 일이다.
스승과 제자 간, 혹은 스승과 학부모 간 계산되거나 의도된 물질이 오가면 단순히 물질적 관계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학부모와 교사간 신뢰중요
박소영(건설회사 직원)
학부모가 선생님에게 간단한 성의를 표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상품권이든 농산물이든 책이든 어떤 물건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물론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 촌지가 관행처럼 돼 있는 것은 문제지만 학부모가 자발적으로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것은 괜찮다.
문제는 일부 선생님들이 촌지를 준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을 차별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선생님도 있겠지만 사람의 마음이라 물질을 받으면 편애하는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촌지라는 말도 이러한 어두운 면이 있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학부모들도 내 아이가 차별을 받으면 어떡하나 하는 마음에 나쁜 것인 줄 알면서 어쩔 수 없이 건네는 것이기 때문에 이해는 간다. 우리 사회가 촌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부모와 선생님이 서로 신뢰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학부모들은 촌지를 주지 않더라도 선생님이 우리 아이를 잘 지도해 줄 것이라 믿음을 가져야 한다.
선생님들도 학부모들에게 물질을 바라는 마음을 버리고 선생님의 본분에서 아이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해 주어야 한다. 서로 믿는 마음이 생길 때 진정 감사의 마음에서 전하는 작은 선물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엄격한 도덕적 기준 적용해야
권승복(전국공무원노조 부정부패추방운동 본부장)
촌지를 미풍양속을 빙자한 성의의 표시 정도로 여기기 때문에 끊어지지 않은 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교사들은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스스로에게 적용시켜야 한다.
그 기준이란 게 모호할 수 있는데 왜 촌지를 받아야 하는가, 왜 고급 식당에서 식사 대접을 받아야 하는지를 고민해 주기 바란다. 교사란 직업 때문에 촌지를 주고 식사 대접을 하는 것이다. 교사가 아니라면 절대로 그러한 대접을 받을 일이 없다.
또한 식사나 상품권은 괜찮고 현금을 받는 것은 안 된다는 식의 논리도 잘못된 것이다. 혹독한 자기 기준이 있어야 이러한 유혹에서 자유롭고 학생들 앞에 떳떳할 것이다.
더불어 촌지를 근절할 수 있는 제도나 법 내지 견제에 필요한 수단을 강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집단적으로 발생하는 촌지 사건의 내부고발자를 보호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가 필요하다. 이는 비단 촌지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조직이나 단체의 비리나 부정을 고발하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장치이다.
내부고발자가 보호받아야만 이 사회의 부정과 부패가 근절되고 투명하고 정직한 사회가 될 것이라 믿는다.
-정도에 맞는 감사라면 …
한경미(치악여행사 대리)
지난달 스승의 날을 앞두고 “촌지 주지도 받지도 맙시다”는 제목 아래 많은 네티즌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는 것을 보았다. 나도 부모이기 이전에 스승의 은혜에 한없이 감사하던 학창시절이 있었기에 항상 하늘과 같은 선생님과 정 많고 선량한 학생, 학부모였던 우리들에겐 씁쓸한 이야기인 것 같다.
학교선생님에게 전화가 오면 부모 입장에선 아이한테 무슨 문제가 있어서라기보단 학교에 자주 안 찾아가서 또는 선생님한테 서운하게 했던 것이 아닌가 싶어 주위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촌지’ 쪽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고들 이구동성으로 대답을 한다.
의도적으로 어떤 행사가 있을 때마다 은근슬쩍 내비치면서 부담을 주는 선생님들이 있기에 해당교사 처벌이니 촌지 수수 의혹이니 이런 말들이 도는 것이라 생각한다.
항상 ‘정도’를 지키며 살아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부모로서 선생님에게 감사에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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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이전 문의…전화 20통 넘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