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원주부부축제위원회가 지난 21일 제10회 부부의 날을 맞아 행복한 가정수기 공모를 실시해 응모작 중 심사를 통해 당선된 작품이다. <편집자주>
우리는 40년 이상을 장애인 몸으로 빛도 없이 그늘진 곳에서 생활하다가 어느 날 아주 작은 빛을 찾아 그곳을 향해 사랑과 과일을 팔고 있는 장애부부입니다. 작은 빛을 향해 걸어가는 우리들은 어느 명예나 재물보다도 귀중한 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부부는 모두 뇌성마비장애인…. 그러나 남들이 맛 볼 수 없는 작은 빛 안에서 행복을 찾아 늘 사랑에 취해 살고 있지요. 우리는 2년 반 넘게 채팅으로 사귀다 2001년 봄에 결혼을 했지만, 일반인처럼 좋은 장소에서 만나 차한잔 나누지 못하고, 결혼하기전까지 그저 컴퓨터 앞에서 각자의 아픔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사랑을 키웠습니다.
그러나 결혼은 양가 부모들의 반대가 심해 쉽지 않았습니다. 이해는하지만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잘 살수 있겠느냐는 부모님들의 걱정으로 오랜 설득 끝에야 주위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을 했습니다.
저는 결혼과 함께 방송통신대학에 입학을 했습니다. 대학을 가게 된 동기는 부인의 건의에 의해서입니다. 대학을 가지 않으면 결혼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달았기 때문이지요. 공부를 독려한 이유는 장애인도 우리보다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결혼하여 시골에서 부모님과 생활하면서 우리부부는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늘 부모님한테 의지하고 도움을 받으며 살면 좋겠지만 부모님이 항상 우리곁에 계신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생각끝에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우리 힘으로 개척하며 살아 보겠다는 각오로 단돈 29,000원을 가지고 남부농협 앞에서 노점을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항상 웃으며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새벽까지 각자가 하고 있는 공부를 시작하곤 했답니다.
그런데 저에게 시련이 오기 시작했어요. 주위에서 노점하시는 분들이 노점을 못하게 하는 바람에 너무 힘들면 혼자 소주를 마시면서 한탄을 하는 날이 갈수록 많아졌습니다.
11월이 되면서 몸이 점점 쇠약해지는 느낌을 받았는데, 지금 쉬면 영원히 이 곳에서 노점을 못한다는 생각에 약한 몸으로 일을 계속 하던 중 그만 넘어지는 바람에 다리가 부러져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약 8개월 입원 치료 후 간병하는 집사람이 너무 불쌍하고 측은해 더 입원해 있을 수가 없어 퇴원하지 말라는 의사의 명을 어기고 퇴원을 했습니다. 그래서 치료가 다 못되어 지금은 휠체어에 의지하며 노점을 하고 있습니다.
휠체어로 생활이 불편한 점이 많지만 입원했을때 고생한 집사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으로 매일 일터에서 웃음과 행복 그리고 과일을 팔고 있지요. 8개월 동안 입원하면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감당할 수 없는 사랑을 받았기에 사랑의 빚을 지고 살고 있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부부는 늘 이런 꿈을 꾸며 살았습니다. 우리가 서로 만난 순간부터 우리는 비록 장애인 몸으로 생활하고 있지만 주위에는 우리 부부보다 더 심하고 어려운 장애인들이 있는데 우리가 그 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는지 수 없이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올 2월과 3월에 우리의 생활모습이 신문이나 방송에 보도되면서 장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부부는 결심을 했습니다.
남을 위해 일하는 것은 돈이 많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매일 조금씩 적립해 내년부터 정말 힘들게 공부하는 장애인들을 위해 사용하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첫번째로 물건 판 돈은 모금함에 넣고 있습니다.
이 모금함은 내가 만든것이 아니라 개운동사무소에 근무하시는 사회복지담당선생님께서 직접 만들어 주셨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선물을 받았지만 이렇게 귀중한 선물을 받은 것은 생전 처음입니다. 장선생님이 만들어주신 모금함은 나의 마음을 모금함에 넣어 밝고 깨끗한 마음으로 살라고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말입니다. 내가 실제로 휠체어를 타고 생활해보니 그 분들의 마음을 이해 할 수 있고 그 분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은 이해할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걸어 다닐 때는 아무의식 없이 다녔지만 지금은 보고 느끼는 것들이 너무 많아 다니다 힘들면 휠체어에 앉아 한탄도 해보고 관공서에 가면 직원들에게 화도 내고 투정도 할 때가 더러 있습니다.
나의 삶은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살것입니다.
노점 하시는 분들이 저에게 가끔 이런 말을 합니다. 진담으로 하던 농담으로 하던 자네 혹은 삼촌 하고 부르면서 뭐 하려고 돈을 벌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자식이 �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역 건설업체 줄도산 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