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이후 60년 동안 호적도 없이 살아온 한 노숙자가 성(姓), 본을 창설받고 호적을 취득해 국민으로서 권리를 누리게 됐다.



한청수씨 노숙자 전전 밥상공동체 도움 소원풀어



원주밥상공동체에 입소해 생활중인 노숙자 한청수씨(60)는 1941년 서울시 서대문구 아현동에서 태어났으나 5살때 아버지와 10살때 어머니를 잃고 학교라곤 문턱고 가지 못했다.
일평생 일정한 거처도 없이 고아로 지내왔고 1980년경 서울경동시장에서 야채장사를 했다. 그러나 IMF경제한파이후 장사가 망하고 노숙자가 돼 전국을 떠돌아 다니다 지난 99년 8월 원주밥상공동체에 입소.


밥상공동체는 3년에 걸친 노력끝에 지난 6월 7일 이 노숙자의 성과 본 창설판결을 원주지원으로부터 받았다.

이날 원주지원은 ‘성(姓)을 한(韓)으로, 본은 청주(淸州)로…’ 창설판결했다. 같으달 29일에도 원주지원에서 호적취득 판결을 받고(1941년 5월 16일생) 드디어 지난 2일 원주시에 호적취득신고를 했다. 드디어 국민으로서 권리를 되찾게 된 셈.


한씨는 그동안 ‘간첩이 아니냐’는 의심과 함께 취직도 못하고 의료기관도 제 이름으로 다녀본 적 없는 사회안의 사회밖 사람이었다. 두려움과 고통의 날은 너무도 길었다.

그러나 밥상공동체의 주민등록말소자 갱신노력에 힘입어 이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신분과 권리를 보장받게 됐다.


한씨는 호적취득에 대해 “밥상공동체를 도와 어렵고 소외된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소시민으로 살아가고 내년에는 난생 처음으로 선거에도 참여하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원주밥상공동체는 오는 12일 오후 5시 한청수씨를 위한 축하식을 치를 예정이다.


<임종석 기자>  jsl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