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판을 달지않거나 교통법규를 위반한 미군차량들이 버젓이 도로위를 달리고 있지만 처벌할 근거가 없어 문제가 되고있다.



번호판 없이 거리활개 뺑소니 우려 … 처벌규정 놓고 혼란




캠프롱 주변 태장2동 주민들에 따르면 번호판 없는 차량이 부대를 자주 출입하는 것이 목격되고 있으며 부대내에 세워져 있는 차량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번호판이 없이 운행하는 차량으로 교통사고가 발생되면 운전자는 그대로 도주할 가능성이 크다.
목격자가 있어도 검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불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는 실정이다.


차량을 등록하면서 국가에 납부해야 할 등록세, 취득세, 자동차세등 각종 세금도 내지 않게 된다.
만약 자동차보험등에 가입하지 않으면 교통사고 발생시 피해자는 보상을 받기도 어려워진다.
미군들은 교통법규를 위반하고도 공공연히 과태료를 납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원주경찰서 관계자는 “속도위반등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미군에게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납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원주에서 발생한 외국인 범죄 7건중 6건이 미군에 의한 교통사고였다.
올들어서는 미군 관련 범죄가 교통사고 2건, 폭력 1건이 있었지만 경찰 조사후 미8군으로 사건이 이관되기 때문에 처벌없이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우리땅미군기지되찾기원주시민모임 관계자는 “미군들이 한국에서는 법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면서 미군의 무적차량을 철저하게 조사해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미군 무적차량에 대한 단속과 처벌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주한미군 행정협정(SOFA)에는 구체적인 내용없이 ‘대한민국 법령을 존중한다’라는 애매한 표현으로만 명시돼 있다.

건설교통부, 외교통상부, 경찰, 원주시의 의견과 법해석도 제각각이다.
건설교통부와 원주시는 자동차관리법에 번호판 없이 운행하지 못하게 돼 있어 3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지만 70조 특례규정도 있고 명문화된 처벌규정이 없다고 밝혔다.

외교통상부는 한미협의사항에 따라 차량등록전에 10일간 번호판을 부착하지 않아도 된다는 양해조항이 있다면서 불법이라고 해도 과태료 외에는 처벌이 어렵다고 전했다.
그러나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이소희사무국장은 “번호판없는 차량 운행은 주한미군의 규정에서도 불법으로 규정돼 있다”면서 “한국경찰이 관행적으로 주한미군의 범죄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군 무적차량 돌려보내

원주경찰서가 번호판 없는 차량을 운행한 미군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지만 문제가 없어 돌려보냈다.

지난달 28일 태장2동 캠프롱 정문앞에서 집회를 준비중이던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주민들은 번호판 없이 부대로 들어가려던 엑셀승용차를 막고 원주경찰서에 단속을 요청했다.


경찰은 승용차를 경찰서로 견인하고 운전자인 캠프이글 소속 준위를 조사했으나 30일간의 임시운행 허가증이 있다는 이유로 이날 오후 운전자와 차량을 돌려보냈다. 경찰이 미군차량을 견인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함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