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심일소령 모친 조보배여사 당시 기억 회상
“참 기막힌 세상을 살았어”라며 지나온 세월을 돌이키는 조씨는 올해도 6월 25일을 맞아 전쟁터에서 산화해 간 아들 심일소령을 그리며 눈시울을 적셔야 했다.
올해가 6·25전쟁발발 51주년으로 반백년이라는 말에 조할머니는 “벌써 그렇게 됐느냐”면서 “다시는 있지 말아야 해”라며 눈물로 절규했다.
조씨는 남편 심기연선생과 같은 고향인 함경남도 단천군태생으로 6·25동란전에 원주에 정착했다.
당시 지금의 중앙동 보금당자리에 거주했고 4남 1녀와 함께 살았다.
특히 심선생은 목재상을 경영하고 조씨는 지금의 일산동 조흥은행원주지점터에서 여관이 드물던 당시 ‘복주여관’을 운영해 부유하게 생활했다.
그러나 1950년 6월 25일 전쟁이 터지면서 조씨일가의 비극이 시작됐다.
맏아들이던 심일군은 당시 육군사관학교 8기생으로 소위계급장을 달고 곧바로 전장에 투입됐다. 당시 심소위가 발휘했던 조국에 대한 충성심과 목숨을 바친 용맹성은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다.
6월 25일 소양강북방 옥산포지역에서 몰려오는 북한군자주포 10대를 발견, 육탄특공조 5명을 조직해 수류탄과 화염병으로 2대를 격파하고 8대를 퇴각시켰다.
이로써 국군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고 유엔군증원시간을 확보하는 공헌을 세운 것이었다.
1951년 중대장으로 진급한 심대위는 영월전투에서 정찰을 나갔다가 사망했다.
결혼하기전인 20대의 꽃다운 나이에 전사한 심소위를 그리워 하는 조씨는 “남에게 양보심많고 밝은 성격의 소유자”였다고 회상했다. 심소위는 나중에 소령으로 추서됐고 현재 국립묘지에 안장돼 있다.
조씨남편으로 10여년전 타개한 청파 심기연선생은 지역사회 봉사에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었다. 아들과 딸이 모두 죽었지만 타인의 자녀들을 들여 대학을 보내고 함께 생활해 왔다. 특히 심선생소유 임야 1만평과 거액의 건립기금을 기꺼이 내놓아 태장1동에 현충탑을 건립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원주시 기능직공무원으로 막내아들인 심승택씨(47)와 손자 2명과 함께 생활하고 있지만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다.
“지금도 꿈속에서 이북고향과 형제들을 그린다”는 조씨는 “어서속히 통일이 되기만 바란다”면서 피맺힌 소원을 언급했다.
<임종석 기자> jslim@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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