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초면에서 마지막 모내기를 마친 지난 22일. 까맣게 그을린 네명의 면사무소 직원이 비로소 환한 웃음을 짓는다.



“벼 한포기라도 …”

가뭄극복 진두 지휘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멍하니 하늘만 쳐다보고 있을때 누구보다 앞장서 가뭄극복을 진두지휘한 소초면사무소 산업계 4인방(김주열, 김유호, 김창호, 이남형씨). 이들은 가뭄이 한창이던 지난 5월부터 급수지원이나 관정작업등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지난 22일 비로소 마지막 모내기를 마쳤다.


한달간 휴일도 잊은채 새벽부터 오후10시까지 현장에서 농민들의 아쉬움을 들어야 했다고. 자식같은 농작물이 타들어갈때마다 농민들의 원성은 높아지고 그만큼 4인방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김주열계장(52·6급)은 “어린 모가 죽어가는 걸 보면서 한곳이라도 더 물을 지원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죠”라고 말했다.


이들이 한달간 지원받은 급수차나 굴삭기만도 70여대가 넘는다. 인근 군부대는 물론 민간업체에까지 물이 있을 만한 곳이면 모두 전화를 걸어 사정했다.

김창호 축산담당(48·7급)은 “가뭄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자 인근 공군부대의 꾸준한 도움등 예상외로 많은 곳에서 지원을 해줘 훈훈한 인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이들 4인방이 더욱 빛을 발한 것은 지난 16일. 모내기를 포기한 흥양3리 상초구마을 천수답 3천여평에 2중펌프를 설치 400여미터에 걸친 물공수작전이 시작됐다. 밤잠을 설치며 준비한 작전이 성공하면서 3천여평의 논에 자식같은 모가 심어졌다.


마을주민들은 모내기가 대충 마무리가 되면 막걸리라도 같이 한잔 해야겠다며 환한 웃음을 지어보인다.

4인방의 부르튼 입술과 까맣다못해 반질반질한 얼굴이 그간의 일들을 대변해주고 있지만 이들은 “무엇보다 이제 장마가 걱정이에요”라는 말로 어색한 칭찬을 대신한다.


어찌보면 공무원으로서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지만 이들의 웃음의 의미에는 그것과는 조금 다른 끈끈함이 배어나왔다.

<류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