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개공 존치는 공기업 민영화라는 정부시책에 어긋나며 특히 할 일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강개공은 현재 춘천의 공영빌딩 건물임대, 해외무역, 주택건설과 택지분양, 산업단지조성, 관광지개발 및 운영, 팬션사업, 경춘고속도로 및 강원랜드 출자사업 등에 관여하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민간기업 분야이지 공기업이 참여할 사업분야가 아니다.
민간기업 분야에 공기업이 끼어 들면 자유경쟁을 바탕으로 한 시장경제가 위축되고 기업활동이 퇴보하여 나라 경제를 망치게 된다. 공기업의 병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민간기업과 달리 경영상 적자가 나도 사원을 감원하거나 임금을 줄이려 하지 않고 공기업이란 명분을 앞세워 경쟁 없이 특혜를 누리려 한다.
강개공 설립이후 경영실적을 보면 99년과 2000년에 각각 6억원과 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2001년에 4억원, 2002년에 9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이는 강원랜드 도박장 주식배당금 때문에 나타난 흑자일 뿐 경영으로 얻은 흑자가 아님으로 사실상 6년 연속 적자이다.
그럼에도 강개공은 회사 고문직에 까지 월급을 지급했다. 우리나라 공기업은 퇴직공직자와 각종 선거 유공자를 위한 자리 마련에 자주 활용돼 왔는데, 강개공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1,2대 사장이 전직 공무원이었고 도청 건설국장 출신이 지난 연말 퇴직과 동시에 건설이사에 임명됐다. 도지사의 인사편의를 위한 조직으로 추락한 느낌이다.
지난 4월 강개공에 노조가 설립되고 민주노총에 가입하자 김진선 도지사가 존폐 검토를 언급하면서 해체하는 듯 했는데, 7월30일 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하면서 다시 존치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송정식 노조위원장은 “공사의 조기정상화를 위해 민주노총을 탈퇴했다”고 말했다 (2003년 7월 30일강원도민일보).’ 민주노총 가입이 강개공 존폐의 기준임을 암시하는 보도이다. 민주노총을 탈퇴하면 존치 된다는 뜻으로 들린다. 실제 그런 결과를 가져왔다.
도민의 권익이나 경영상의 문제가 아니라 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이 존폐의 잣대가 된단 말인가? 도민은 안중에도 없다. 그런데 이에 대해 민주노총 측도 조용하다. 어찌 보면 자신들을 크게 폄하했는데도 말이다. 지난 8월 도의회는 논란 끝에 향후 2년간 지켜본 뒤 존폐 여부를 결정하자는 의견을 제시했고 김지사는 향후 3년을 지켜본 후에 결정하겠다면서 일단 존치를 결정했다.
그런데 향후 3년을 계산해 보면 그 때는 김지사 임기 이후다. 결국 자신의 임기중에는 해체하지 않겠다는 뜻이 되고 김지사가 또 출마할지 모르지만 지방선거를 치른 후에나 보자는 것이 된다. 그런데 요즘 원주시가 갑자기 절박한 필요성이나 명분도 없는 지방공기업 ‘원주도시공사’ 설립을 서두르고 있다.
퇴직공무원들의 자리 마련과 사실상 시장이 임용하는 불필요한 준공무원의 증원이라는 지적과 함께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김기열 원주시장은 2대 강개공 사장을 역임했다. “원주도시공사” 역시 강개공과 마찬가지로 할 일도 없는 공기업이 될 것이 분명하다.
강개공 노조가 지난 4월 창립 직후 사장 퇴진을 요구하자 3대 최경희 사장(2001년 7월 부임)은 다음날 미련 없이 사표를 내고 떠났다. 그는 강개공에 전문 경영인 출신이 필요하다 하여 특별히 모셔온 사람으로 현대그룹 사장 출신이다. 최사장은 취임 3개월 후 강개공에 대해 다음과 같은 진단을 내렸다.
“현 여건상 강개공 사장은 초등학생에게 맡겨도 된다”면서 “전문경영인이 맡아서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다”(2001년10월 29일 강원일보). 강개공은 그 이후 달라진 게 없고 앞으로도 크게 달라질 게 없다.
권영문 전 원주MBC 보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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