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외버스터미널 또 축소 요구

일부 민원을 해소하기 위한 근시안적 행정으로 인해 교통과 관련된 중요한 사업들이 기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선 특정 지역 민원에 연연하다 한해를 넘긴 시외스터미널 이전 사업이 대표적.

올해 초부터 또 다시 민원 해소에 급급한 시 집행부의 소극적인 태도로 교통영향평가까지 마친 상황에서도 착공에 차질을 빚고 있다.

교통의 중심지로 부각되고 있는 원주시에 있어 시외버스터미널은 앞으로 급속도로 증가할 물류흐름에 중요한 기반시설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시집행부의 행동에 대해 일부에서는 차기선거의 ‘표심’을 잡기 위한 의도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현 황

지난해 충주, 안산, 김해시등 일부 지자체가 할인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 눈길을 끈 일이 있다.
대형 할인점 입점은 물가를 낮추고 주민 취업에 도움을 주는 긍정적 효과가 있기 때문.

하지만 원주시에서 만큼은 이같은 추세가 예외다.

구랍 30일 도교통영향평가 5차 심의를 통과한 시외버스터미널 사업이 올해초부터 시작된 원주시의 규모축소 압력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시는 최근 교통영향평가 통과 방침이 알려진 직후 재개된 우산동 일부 주민들과 재래상인들의 민원에 대한 해법으로 시외버스터미널 시설 규모를 대폭 축소할 것을 요구했다.

시고위관계자는 시외버스터미널 사업자인 동신운수측 관계자를 만나 최저 수준인 지상 3층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시교통행정과까지 가세하면서 규모를 줄이려는 시집행부의 의도가 구체화되고 있다.

교통행정과에서는 현재 지상 6층 규모를 5층으로 1개층만 더 축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전보다 한발 물러선 입장이지만 건축과 상관이 없는 교통행정과가 가세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사시행인가권을 쥐고 있는데다 운송사업 전반에 대한 인허가권자인 교통행정과의 요구를 동신운수에서 쉽게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점

그러나 민원을 시설 규모축소로 해결하려는 원주시의 태도는 설득력이 없는 일회성 행정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가 축소를 요구하는 지상 건물의 경우 판매시설과는 상관없는 근린생활시설만 입점하도록 계획돼 있다.

결국 규모축소라는 소극적인 대안으로 우산동 일부 주민과 재래상인들의 민원을 무마하려는 것으로 평가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시외버스터미널 규모가 축소될 경우 이익보다 손해가 크다는 것이 시민들은 물론 교통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5일 롯데마그넷관계자는 “롯데마그넷에서는 지하 판매시설만 사용하지만 충분한 주차장 부지가 사라진다면 사업시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터미널 시설에서 롯데마그넷 이용자 주차장이 들어설 곳은 지상 3~6층. 시의 요구를 따를 경우 주차공간이 사라지게 된다.

문제는 롯데마그넷측이 주차공간 미확보를 문제 삼아 계약을 파기한다면 자칫 터미널사업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것. 롯데마그넷은 입점을 조건으로 건축비용을 부담하기로 한데다 이미 계약금 성격으로 60여억원을 동신운수에 지불했다.

그러나 규모축소 압력이 지속된다면 건축비용 지원이 무산되고 최악의 경우 위약책임을 물어 동신측이 100억원이 넘는 손해배상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도 예상된다.

대형할인점 입점을 조건으로한 정부의 46억원 예산지원도 백지화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100억원이 넘는 회사 자산을 투자한 동신운수 역시 터미널 기본시설만 설치하게 된다면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비추고 있다.
결국 피해는 터미널 이전을 예상해 주변 토지를 매입하거나 건물을 신축한 주변 상인들과 기존 시설을 그대로 사용해야하는 시민들의 불편만 초래하게 된다.

부수적으로 지역특산물의 판로개척은 물론 지역주민의 경제적인 구매활동과 700여명선으로 예상되는 취업기회마저 사라질 수 있다.




대 책

지난해 5월 수원시는 교통영향평가 심의 의결후 단 하루만에 터미널사업시행 인가를 득했고 불과 10일만에 건축허가를 받아 한달뒤 시설 착공에 들어갔다.

하지만 원주시의 경우 시설축소 논란으로 인해 교통영향평가 5차례, 규모 축소만 3회에 걸쳐 실시했다.

이같은 원주시의 태도를 놓고 한 시의원은 “원주의 장래를 생각해본다면 일부 민원을 의식하기보다 오히려 인구 50만 도시에 부합하는 시설을 요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제 터미널은 단순히 이동수단을 제공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문화, 유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로 탈바꿈해야 한다”며 “시가 1차 목적만을 강조할 방침이었다면 차라리 단계택지 일부를 시외버스터미널 부지로 개발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내 대학 모교수 역시 “교통의 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원주시가 민원에 치우쳐 앞을 내다
<박정민 기자>  jm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