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 발길 현저히 줄어 … 해외여행 지난해 절반 수준

소쩍새마을 후원금 20% 감소

레저업체 주말만 북적

30여명의 장애인과 함께 생활하는 김정구 포도마을원장은 몇년째 같은 새해 소망을 빈다.

정신 지체장애자인 이용일(20세)씨 부터 최고령자 정순이(86세)씨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길 바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외롭지 않게 이웃 사랑이 많이 전달됐으면 하는 작은 소망도 잊지 않는다.

많은 돈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비싼 물건을 후원해 달라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단지, 이들에게 말 벗이 되어줄 이웃 사촌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정초부터 마음이 너무 쓸쓸하다.

해마다 1월 1일이 되면 누군가 찾아와 함께 떡국을 먹으며 새해를 맞았는데 올해는 아무도 찾아 오지 않았다.

쌀 1말로 떡을 뽑아 떡국을 먹긴 했지만 원생들도 못내 섭섭한 눈치다.

소쩍새 마을(원장:현각스님)도 연말이 썰렁하긴 마찬가지다.
후원금도 20%나 감소했고 시설 원생들의 손을 잡아주며 따뜻한 사랑을 나눠주는 방문객의 손길도 눈에 띄게 줄었다.

올해는 특히 난방유가 비싸 월 900만원이나 되는 난방비가 걱정됐지만 서울의 독지가 도움으로 다행히 따뜻한 겨울을 나게 됐다.

서울 압구정동에서 사업을 하는 김선두씨가 4천만원이나 되는 겨울 난방비를 모두 후원해 주지 않았다면 소쩍새마을 원생들은 아마 냉방에서 지냈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관계자는 “이 분의 도움이 없었다면 올 겨울 나기가 무척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해가 갈수록 도움의 손길이 줄어들어 걱정”이라고 했다.

시립복지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120여명의 장애인들도 지난해 연말과 올해 연초는 비교적 조용하게 보냈다.

연말이면 의례적으로 찾아오는 단체를 제외하고 나면 시립복지원에서 외부인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다.

여행업계도 지난해 연말특수를 놓쳐 울상이다.
신년 연휴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가는 고객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세계항공여행사의 경우 30여명이 동남아, 중국으로 출국했으며 시티투어도 15명 남짓한 인원이 해외여행을 떠났다.
드림랜드 유스호스텔과 한솔오크밸리에서 체감하는 경기한파도 만만치 않다.

한솔오크밸리의 경우 2월말까지 주말 예약은 완료 됐지만 주중 이용객이 지난해보다 훨씬 떨어져 고심하는 분위기다. 드림랜드 유스호스텔도 3월 치악산 등반객이 증가하면 이용객도 많아질 것으로 점치고는 있지만 아직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들은 “체감경기가 뚝 떨어진 탓에 IMF한파 때보다 매출액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며 대책 마련에 분주한 분위기다.



서연남 기자  ynseo@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