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선 (개운동사무소 사회복지사)


어떤 직업보다 대인관계 중요


아마도 내가 한달간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느끼고 배운 것은 극히 작은 부분에 불과할 것이다. 어쩌면 작은 부분이 아니라 공무원이 아닌 일반인의 시각에서 느낀 부분들이 될지도 모르겠다.
한달 동안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직·간접적으로 배우고 경험하면서 느낀 것중 가장 큰 하나는 공무원은 다른 어떤 직업보다도 대인관계가 중시되는 직업이구나 하는 것이었다.


직원들간의 인간관계를 시작으로 지역주민들과의 관계까지 모든 업무는 인간관계에서 출발되는 듯했다.
그리고 동사무소하면 주민등록 등·초본만을 떠올렸었는데 호적사항은 물론 간판에서 주차장, 지하수, 모범 음식점등 행정적인 업무 하나하나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이 일상적으로 지나치던 삶의 사소한 부분들까지 다 맞닿아 있다는 느낌이었다.


동사무소는 동민들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삶의 총체적인 부분들을 다 관리하고 있는 ‘미니시청’이었다.
또 주민들과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일이 많은 만큼 자신의 분야가 아니더라도 다방면으로 숙지해야 할 것도 많은 것 같다.


그리고 공무원하면 관료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리게 되면서 왠지 모르게 권위적이거나 딱딱한 이미지가 떠올랐는데, 실제적으로 민원인들을 대하는데 있어서나 업무에 있어서 예절이나 서비스 교육이 더 이상 관광이나 서비스업의 영역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통신이나 대중매체의 발달로 그 어느때보다 자신의 권익을 지키고자 하는 목소리가 높은 요즘 나라의 일꾼인 공무원의 오너가 국민이 돼야 하는건 너무도 당연한 현실인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공무원이라는 직업이나 조직은 직장이나 직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활의 많은 부분들이 개인적인 차원이 아니라 공적인 차원에서 지켜져야 하는 부분들도 많은 것 같다.


교육때 처음 보았던 공무원의 신조에 생활에 관한 조항이나 국민의 귀감이 된다는 구절, 그리고 공인이라는 단어의 의미도 새삼 깨닫게 되었다.
특히 사회복지 업무에 있어서도 학교 다닐때 교수님이 늘 사회복지는 가슴으로 하는 학문이라고 말씀하셨었는데, 특히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의 업무야말로 가슴으로 해야하는 행정업무가 아닌가 싶다.


공무원의 업무는 모두가 법에 의해 해야 하는데 정해진 규칙에 의해서만 하는 업무라면 사회복지를 공부한 사람보다도 법에 대해 더 많이 숙지한 사람이 훨씬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를 공부한 사람이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이 되는 이유가 바로 그런 데 있지 않을까 싶다.


학교를 졸업하고 그리고 짧게 나마 사회복지 현장에서 경험한 것은 정말 생각보다 머리보다 가슴이 먼저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매번 현장에 부딪칠 때마다 나의 부족함을 먼저 깨닫게 된다. 아직까지 사회복지사는 나의 가슴보다 생각속에 더 많이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더 많이 경험하고 배우도록 노력하겠다. 첫 직장이 친정같다고 하던데 좋은 친정을 갖게 되어서 참 좋다. 아마 평생 기억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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