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종 구(원주의료생협발기인대표)

의료생협에 대한 올바른 이해

많은 분들이 의료생협이 일반병원과 무엇이 다른지 궁금해 합니다. 그리고 어떤 분들은 곳곳에 병원이 많은데 우리가 왜 의료기관을 세워야 하는지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는 일반병원과 다른 의료생협의 특징을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의료생협은 건강한 사람이 다수를 차지하는 건강한 이들의 의료공동체입니다.
의료생협은 모든 사람들의 소망인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하기 위하여 생겨난 조직입니다. 따라서 질병이 발생하고 난 뒤에 치료하는 일반 의료기관과 달리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건강한 사람들이 건강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주목적입니다.


일본의 니이하마 의료생협의 경우 조합원이 6천세대에 이르지만 의사의 수는 5인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임직원들의 숫자는 160여명에 이르고, 의료생협에서 자원봉사 등으로 참여하는 조합원들은 500여명이나 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활동을 살펴보면 병원운영 외에 낮 시간 동안 집에 홀로 있어야 하는 만성질환자나 노약자들을 돌보는 데이캐어센터, 조기 퇴원자 들을 방문하여 돌보는 가정간호센터, 병약한 아이들을 위한 병육아 탁아시설운영, 조합원들의 건강검진과 체력관리를 담당하는 건강증진센터 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의료생협은 병원운영에서 환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일 외에도 건강한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둘째, 예방보건사업과 이것을 보장하는 제도 확충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건강을 지키는 일은 개인만의 책임이 아닙니다. 건강문제는 환경문제, 먹거리 문제, 작업환경개선, 사회복지환경, 항생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의료문화개선, 국민들에 대한 의료보장의 확대 등의 사회적인 문제들과 맞물려 있습니다.

때문에 의료생협에서 중점과제로 이야기하는 예방보건활동은 개인적인 예방활동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사회적인 문제들의 해결 그리고 제도적인 보완을 위한 활동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안성의료생협은 지난해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한 평가에서 항생제를 가장 적게 처방하는 의료기관으로 인정받았으며, 조합원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보급하는 운동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의료생협들은 지역의 자연환경문제에 주목하고 있으며, 오사카의 공단지역에 위치한 한신의료생협은 공해병환자의 판정과 배상문제에서 많은 성과를 얻었고, 의료환경에서 소외되었던 재일 조선인들을 위해서도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셋째, 의료생협은 주민들의 민주적인 참여 속에 의료기관을 운영합니다.


지역주민들이 환자로서 진료만 받는 일반 의료기관과 달리 의료생협에서 운영하는 의료기관은 조합원들의 직접적인 참여 속에서 운영됩니다.
의료생협은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협동조합으로써 조합원이 되시면 의료생협의 모든 운영과정에 주인으로써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는 건강문제가 지역주민들과 의료전문인들의 긴밀한 협력 속에서만 가능하다는 생각에 따른 것입니다.


넷째, 다양한 소모임 활동을 통하여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만들어 나갑니다.
의료생협에서는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소모임들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만성질환자들의 재활모임, 노인체조교실, 요가교실, 보건대학, 자연의학연구모임 등의 다양한 소모임들은 조합원들의 일상적인 건강관리와 건강한 마을 만들기 그리고 조합원들의 일상적인 교류를 통한 지역공동체 형성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원주에서 추진되고 있는 의료생협도 건강한 마을을 만들겠다는 포부로 시작된 것입니다.


그동안 지역주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애정에 힘입어 오는 4월 27일 드디어 창립총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바로 우리들이 직접 운영하는 의료기관인만큼 앞으로 더 많은 애정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