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현 각(불교회관 성불원 원장)

사람이 금수(禽獸)와 다른 것은 글을 쓸 줄 알고 말을 할 수 있는 것이 그중의 하나일 것이다.


새나 들짐승들도 저희들끼리 주고 받는 말이 있다고는 하나 그것은 그저 한 두마디 소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인류는 말과 글을 통하여 고귀한 정신과 아름다운 문화를 창조하고 서로의 마음을 전하는 통로로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한편 말과 글의 폐혜 또한 적지 않았다. 식자(識者)들이 미사여구(美辭麗句)로 많은 사람을 속이거나 또한 을사오적(乙巳五賊)이 다른 사람보다 많이 배우고 높은 관직에 있었으나 그 지식을 나라 팔아 먹는데 이용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이다.


옛글에 구시화문 두구여병(口是禍門 杜口如甁)이라 하였으니 곧 입은 화의 문이 되니 입을 굳게 지키기를 마치 병의 마개를 닫듯이 하라고 하였다.


불교에서는 계월중에 불망어(不妄語)라 하여 거짓말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하였다. 또 팔정도(八正道)에서는 정어(正語)라 하여 바른 말을 사용할 것을 강조하였다.
지금 우리는 말과 글이 넘쳐나는 매스미디어(mass media)의 시대에 살고 있다. 언론매체가 우리에게 주는 이익이 결코 적지 않으나 잘못된 관행과 편파적으로 운영되면 그 피해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세상에서는 언론의 독단을 또다른 권력집단으로 부르기도 하는 것이다. 며칠전 원주투데이의 와글와글란에 원주 불교계가 불화(不和)하다는 내용의 글을 보았다.


적금의 원주 불교계는 원주불교사암연합회를 중심으로 원주경찰서 경승실에 불상을 봉안하고 2546년 부처님 오신날 행사를 준비하여 공석이던 신도회장을 선출하는등 활기차고 화합된 모습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채 기사화한 경솔한 내용으로 심히 유감스럽다.


언론의 바른자세는 잘못이 인정되면 바로 정정하고 솔직하게 잘못을 사과하는 것이 도리 일 것이다.
그런면에서 원주투데이가 곧바로 지면을 통해 잘못된 부분을 인정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자세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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