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광 희(농협중앙회 원주시청출장소장)

지난 2월 중순경 발표된 건설교통부 자료에 의하면 전국 13개 다목적 댐의 저수율은 35.6%로 이맘 때 평균 저수율 42.4%에 비해 6.8%포인트 밑돌고 있다고 한다. 또한 봄가뭄이 극심했던 작년의 39.5%보다 3.9%포인트 낮은 상태여서 농업용수는 물론 일부 지방 상수도의 경우 물부족사태가 우려되고 있다고 한다.

일찍이 세계은행은 20세기 국가 분쟁원인 석유에 있었다면 21세기에는 물분쟁사태가 도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연평균 강수량이 1천238mℓ로 세계평균 973mℓ보다 1.3나 많지만 높은 인구밀도 때문에 1인당 연강수총량은 세계평균치의 10분의 1에 불과한 실정이다. 더욱이 장마철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려 연중 고르게 수자원을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UN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는 지난 93년부터 우리나라를 아프리카의 리비아, 모로코등과 함께 물부족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국민은 물값이 저렴하고 과거부터 “물을 물쓰듯” 해온 생활습관으로 물부족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한국의 수돗물 가격은 OECD(국제협력개발기구) 국가중 가장 싼 반면 국민들의 수돗물 소비량은 세계최구 수준이다.


최근 OECD가 내놓은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수돗물가격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수돗물가격(99년 기준)은 톤당 0.34달러로 22개 OECD회원국중 가장 싼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민소득 1천달러당 수돗물 소비량은 43.1ℓ로 미국(24.6ℓ) 호주(23.1ℓ) 영국(22.2ℓ) 일본(11.4ℓ) 프랑스(8.3ℓ)등을 크게 웃돌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물부족 사태와 홍수를 예방하려면 장마철에 버려지는 물을 저장했다가 갈수기때 사용할 수 있는 댐 건설이 최선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처방이다.


우리보다 물사정이 훨씬 나은 일본이나 미국에서 많은 땜 건설을 추진중인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국민의 대다수가 물부족 문제의 심각성과 수자원 확보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면서도 막상 자기고장에 댐을 건설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어 정부의 물관리정책도 어려움이 많다.


정부는 그 간 여러차례 댐 건설을 추진했지만 환경파괴론에 밀려 수년간 단 하나의 댐도 착공하지 못하였다. 그렇다고 댐건설을 마냥 늦춰 후손들에게 ‘물기근 국가’를 남겨줄 수는 없다. 정부와 지역주민, 환경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친환경 댐건설을 위한 지혜를 짜내야 할 것이며 정부도 댐 주변 지역의 발전을 적극 지원하여야 할 것이다.


물소비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한가지 방법은 생산원가 이하의 수도요금을 생산원가 수준으로 현실화하는 것이다. 수도요금을 현실화하면 각 가정에서는 물소비를 줄이게 돼 장기적으로는 부담하는 수도요금을 절감할 수도 있다. 물값 인상은 당장 소비자의 부담증가를 초래하여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수도요금 현실화가 이루어지 않으면 신규시설 투자지연, 노후수도관 교체 부진, 수돗물 품질저하등의 물문제 악순환은 계속된다.


물문제 해결에 있어 댐건설및 수도요금 인상이 좋은 방법일 수 있으나 근본적으로 전 국민의 적극적인 협조 없이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물문제는 우리국민이 풀어나가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이며 석유나 식량처럼 다른 나라가 어느 정도 해결해 줄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우리의 삶을 유지해 주고, 농작물을 풍부하게 하며, 수많은 생명체의 삶을 지탱해주는 물을 아끼고 깨끗하게 유지하여야 한다. 또한 물기근에 대비하여 우리모두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쳐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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