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원이 새삼스럽게 상지학원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은 김문기씨가 상지학원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청하는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한 데서 비롯됐다. 김문기씨가 국회에 청원서를 제출한 것이야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김문기씨는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상지학원 설립자는 김문기씨가 아니라 원홍목씨’라고 최종 판결한 이후에도 ‘상지학원 진실규명 및 설립자 학교 찾아주기 운동본부’라는 정체불명의 단체를 동원해 상지학원 흔들기를 계속해 오고 있다. 이번 국회 청원도 법으로는 종결됐기 때문에 정치문제화 시키려는 전략의 일환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위치에 있는 국회의원이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김문기씨의 억지논리를 대변했다는데 있다. 특히 ‘비리사학이라고 하더라도 2년이 경과하면 원래의 재단이사장에게 학교를 돌려주도록 되어있다’고 말한 것이나 ‘상지대 정이사 선임은 불순세력에 의해 대학의 탈취’라고 주장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발언이다.
상지대학교가 부패사학의 오명을 극복하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주사학으로 거듭난 것은 대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공당의 최고위원이자 국회의원이 이같이 발언한 것은 상지대 구성원은 물론 원주시민들을 무시한 것과 다름없다.
따라서 이강두 의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분명히 해명하고 입장을 밝혀야 한다. 한나라당도 당의 최고위원이 사학비리로 사법처리 됐던 인물을 옹호한데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야 한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사학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사학의 비리 척결보다는 문제가 된 설립자나 재단의 편을 든다는 인상을 받아왔다. 우리는 이번 발언도 그러한 당내 분위기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이러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문제에 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보여줘야 한다.
지역사회에서도 상지학원 문제에 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 상지학원은 지난 10여년 동안 김문기씨의 끈질긴 재단이사장 복귀시도로 편안한 날이 없었다. 이로 인해 대학발전에 쏟아도 시원치 않을 대학구성원의 역량을 불필요한 논쟁에 소모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모든 대학들은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상지대학은 원주를 대표하는 지역대학이다. 김성훈 총장 취임이후 대학발전을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상지대가 또다시 불필요한 소모전에 휘말리지 않도록 지역사회가 마음을 모아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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