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50년간의 주요 일지와 그동안 있었던 주요 시정을 정리한 ‘원주시 50년사’와 시대적 변화를 통계 중심으로 정리한 ‘통계로 본 원주50년사’가 그 것이다. 이밖에도 원주시는 원주의 어제와 오늘 사진전, 도시계획 변천사 비교 전시회도 개최한다. 이러한 일들은 대형가수들을 초청해 콘서트를 개최하는 기념행사들처럼 시민들의 관심을 끄는 사업은 아니지만 역사정리와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번 사업은 준비과정을 통해 역사자료의 보존과 체계적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해 줬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원주시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일을 준비하면서 자료가 없거나 제대로 정리돼 있지 않아 애를 먹었다고 한다. 실제로 시제시행 50주년을 기념하는 원주의 어제와 오늘 사진전에 원주시가 시로 승격한 1955년 당시의 원주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 원주시가 그동안 수년에 걸쳐 사진전을 개최하면서 자료를 수집했지만 많은 자료를 확보할 수 없었던 데다 그나마 정확한 촬영 시기나 내용을 알 수 없는 사진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원주시 50년사 편찬을 맡은 한 관계자도 당연히 있어야 할 자료들이 보관돼 있지 않거나 보관되어 있는 자료들도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아 자료정리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원주시가 2000년에 처음 발간한 원주시사도 마찬가지였다. 당시의 편찬위원들은 자료부족으로 역사를 기술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때문에 원주시사를 펼쳐보면 자료가 없어 부실하게 정리된 부분들이 적지 않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것은 당연한 결과다. 한 도시의 역사를 정리하고 자료를 축적하는데 원주시 조차도 관심을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상황은 마찬가지다. 원주시에 여러 부서가 있지만 역사적인 자료를 보관하거나 정리하는 책임을 갖고 있는 부서는 없다. 각 부서별로 보관하는 행정자료들은 행정행위의 일환일 뿐 역사정리를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역사정리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50년 뒤에도 달라질 것은 없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시사편찬위원회를 상시적 기구로 가동해 그때그때 후대에 남길만한 역사적 자료들을 보관 정리하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또한 역사정리는 원주시정에 국한해서는 안 된다. 사회단체나 타 기관에서 벌어지는 일들도 사료적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 자료를 수집해 관리하고 정리해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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