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의회 박한희 부의장이 지난 5일 행정사무감사 도중 위원장에게 폭언을 하고 의원 명패와 재떨이를 던지는 등 추태를 보여 비난을 사고 있다. 언론을 통해 이 사실을 접한 시민들은 시의원의 자질이 의심된다며 책임 있는 사과와 부의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박 부의장은 사태가 확산되자 지난 10일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신문에 게재했다.


그러나 사과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게 여론이다. 시민의 대표기관인 시의회 공식 회의 자리에서 그 같은 행동을 한 것은 시민을 무시한 행동으로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한 시의원들의 모범이 돼야할 위치에 있는 4선의 중진의원이자 시의회 부의장이 공인으로서의 품위와 의회의 위상을 땅에 떨어뜨리는 행동을 했다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폭언 등 시의원의 자질을 의심케 한 행동이 처음이 아니므로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박 부의장은 2년 전에도 공무원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고, 결국은 공무원직장협의회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려 무마된 바 있다.


따라서 본인은 물론 실추된 시의회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부의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최선이다. 본인이 자진 사퇴하지 않을 경우 시민들이나 시의회가 사퇴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시의원 대부분은 자진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동료의원의 문제이다 보니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박 부의장은 지난 12일 본보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동료의원과는 그 즉시 화해를 했고 신문에 사과했으며, ‘이번 일로 피해가 발생한 게 없지 않느냐’고 말해 부의장직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내 비쳤다.


박 부의장의 말을 종합해 보면 이번 사태를 개인적 차원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 우려된다.


특히 피해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박 부의장이 보인 추태는 시의회의 위상 추락은 물론 지방자치 발전에 악영향을 끼쳤으며, 원주시 전체가 망신을 당했다. 시민들에게는 실망감과 불쾌감을 안겨줬다.


피해가 없었던 게 아니라 너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사과만으로는 부족한 것이다. 박 부의장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시의회에도 동료의원과의 관계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시민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이번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 원주시의회의 실추된 위상을 바로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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