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서방송이 지난달 개국 1주년을 맞았다. 중계유선으로 출발한 영서방송은 지난해 말 케이블TV 사업자로 승인 받아 지역방송으로 탈바꿈했으며 올 1월에는 원주방송을 인수, 영서권 거대 지역방송으로 부상했다.


특히 원주에서 영서방송이 차지하는 역할은 막강해졌다. 자체 뉴스 제작이 가능한데다 원주시민 대다수가 영서방송 케이블망을 통해 TV를 시청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서방송은 지역언론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부여받고 있다.


그러나 방송의 공익성을 담보하기 위한 노력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그 중 가장 많은 지적을 받고 있는 부분은 포르노에 가까운 영화 송출과 홈쇼핑 채널이다.


유선 가입자가 심야시간대에 채널을 돌리다 보면 몇 개 채널에서 노골적인 섹스 장면들을 볼 수 있다. 내용도 없고 오로지 성적 흥분만을 유발시키기 위한 자극적인 장면들은 도를 지나친다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이러한 영화가 무분별하게 안방으로 파고드는 것은 우리사회의 건강성을 해치는 심각한 문제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영화를 자주 접하게 되면 정상적인 성인들도 정신이 황폐해지고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갖게 하는 부작용이 초래된다고 지적한다.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심각하다. 이 영화를 접해 본 시민들은 한결같이 “어떻게 이런 영화를 내 보낼 수 있느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특히 청소년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혹시나 아이들이 볼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영서방송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채널 송출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지역언론으로서의 책임을 외면한 무책임한 행위이다. 원주는 난시청 지역이 많아 유선을 통하지 않으면 깨끗한 화질의 화면을 볼 수 없다 보니 대부분의 가정이 유선에 가입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원하건 원하지 않건 간에 유선을 통해 송출되는 채널을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영서방송은 문제의 채널 송출을 중단하거나 극히 제한된 가입자에게만 송출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채널 수에 따른 상품을 다양화하고 청소년에게 유해한 성인영화 전문 채널은 별도로 분류해 원하는 가입자만 시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일부 채널의 경우 청소년이 시청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려줘야 한다. 심야에 TV 시청을 하지 않는 시민들은 포르노 영화에 가까운 내용이 나오는지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 관련 단체들도 부모의 무관심으로 우리의 청소년들이 왜곡된 성문화에 빠져들지 않도록 시민들의 경각심을 고취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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