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본지는 시 소유 사무실을 임의단체인 항일독립운동기념사업회와 행정동우회에서 무상 사용토록 한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사실이 보도되자 원주시 공무원노조 홈페이지에는 두 단체와 단체의 특정인을 비난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또한 공무원노조는 시 소유 사무실을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는 임의단체 실태를 파악해 원상회복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항일독립운동기념사업회 측은 분개했다.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선열들의 위대한 정신을 계승시키고자 노력하고 있고, 다른 임의단체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특히 모 공무원노조 조합원이 노조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무상임대를 ‘기생충’으로 표현한데 대해 격분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논란은 문제의 본질을 벗어난 것이다.


본지가 이 문제를 지적한 것은 임의단체에게 사무실을 사용케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임대여부를 단체장이나 관련 부서의 임의적 판단에 의해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원주시는 빠른 시일 내에 내규나 조례로 일정한 기준을 정해 불필요한 마찰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이번 논란으로 인해 항일독립운동 기념사업의 의미가 훼손되거나 활동이 위축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원주는 타 도시에 비해 의병활동이나 독립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된 도시이다. 정부로부터 훈·포장을 받은 원주 출신 애국지사가 39명에 달한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대도시인 인천이 43명, 부산이 60명인 것과 비교하면 자부심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3.1만세운동도 원주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2천여명이 참가하는 등 대대적으로 전개됐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아는 원주시민은 별로 없다. 원주시나 문화계가 자랑스런 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시키는 일에 대해서 관심을 갖지 못한 결과이다.


그렇다보니 원주에는 그 흔한 항일독립운동 기념비조차 없다. 3.1절이나 광복절에도 기관장이나 관계자가 참석해 기념식을 갖는 게 고작이다. 횡성군이 매년 만세운동을 기념해 대대적인 행사를 하는 것과 비교하면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2년전 항일독립운동기념사업회가 만들어지면서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밝혀졌고 지역사회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원주시가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역사 정리와 선양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우선은 기념공원을 조성하고 기념비를 세우는 일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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