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 중이던 원주대 학장에 황병수 교수가 임명됐다. 정상적이라면 3월 1일자로 임명됐어야 한다. 하지만 일부 학내 인사가 임명 예정자인 황교수에게 비리가 있는 것처럼 교육부에 진정서를 내는 바람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느라 7개월이나 임명이 늦어졌다.


진정내용은 황교수가 교무과장으로 재직시 교수공채 과정에서 금품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교육부는 특별감사를 실시했고 검찰과 경찰이 집중적인 수사를 펼쳤다. 그러나 진정내용이 근거 없는 것으로 확인돼 무혐의로 내사 종결하고 뒤늦게 학장으로 임명했다.


비리 교수로 오인됐던 황병수 신임학장은 다행히 명예를 회복했고 원주대도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적지 않은 상처를 남겼다. 첫째는 진정서 때문에 6개월여 동안 한 개인의 인권이 유린 당했다는 것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황 학장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철저한 계좌추적을 당하는 등 말할 수 없는 심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를 비롯해 언론이 검찰의 내사 사실에만 초점을 맞춰 보도한 것도 한 개인에게는 비수로 작용했다.


또한 황 학장 이외에도 많은 교수들이 이 문제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는 등 피해를 당했다.


대학도 특별감사와 구성원들에 대한 조사 등으로 뒤숭숭할 수밖에 없었고 학장 임명 지연으로 인한 적지 않은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문제는 진정서를 제출한 사람이 학장 선거 당시 타 후보를 지지한 교수였다는 것이다. 선거 패배에 따른 악의적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살만하다.


그럼에도 교육부나 검찰은 진정 내용만을 믿고 장기간 수사를 진행해 개인과 대학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는 사실이다.


진정 대상이 국립대학 학장 임명대상자여서 사실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하더라도 정황을 정확히 파악했다면 일단 임명한 후 확인을 하든지 조사 기간을 최대한 단축해 개인이나 대학의 예상되는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했어야 한다.


그러나 교육인적자원부는 7월말경 검찰이 무혐의로 조사를 마무리했음에도 10월에야 임명한 것은 무책임한 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어쨌건 원주대학은 긴 악몽에서 깨어났다. 우선은 이 문제로 인해 빚어진 구성원간 갈등을 하루빨리 치유하고 내부 분위기를 일신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일 것이다. 나아가 구성원 모두가 신임 황병수 학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대학 발전에 매진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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