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노조가 구상하고 있는 예산 감시는 집행부에서 결정된 안을 시민단체와 함께 검토해 의회가 예산 심의를 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공무원 스스로가 시민의 입장에서 시민의 혈세가 올바로 사용되도록 감시하겠다는 것이다.
자치단체 예산 편성은 각 부서에서 사업계획과 함께 예산을 세워 예산 수립을 담당하는 부서에 요청하면 전체적인 조정작업을 통해 집행부 안을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시장은 세입규모에 맞춰 사업의 우선 순위를 정하고 예산액을 가감하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예산안을 의회에 넘겨 심의를 받고 최종 확정된다.
현재의 진행 방식은 부서에서 요구한 예산에 문제가 있더라도 예산담당 부서에서 발견하지 못할 경우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시의회 심의를 거치지만 의회는 구체적인 계수보다는 사업의 필요성 여부와 예산 규모의 적정성을 따지는데 집중되기 때문이다.
또한 예산편성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여서 직접적인 경험이 없으면 세부내역에 문제가 있는지를 밝혀내기가 쉽지 않다.
소위 ‘숨겨 논 예산’이나 의도적으로 부풀린 예산은 더더욱 찾아내기 어렵다.
하지만 조직내부에서 이러한 관행들을 잘 알고 있는 공무원들이 예산안을 검토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예산 집행과정까지를 감안해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예산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공무원 노조의 예산 감시는 수십 년간 내려온 공무원의 예산편성과 집행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엄청난 사건이라고 평가해도 과하지 않다.
문제는 노조원 스스로가 개별 부서에서 예산 작업에 참여했기 때문에 서로 눈치를 보게될 가능성이 있고 이로 인해 기대만큼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특정사안에 대한 견해 차이로 내부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예산 감시의 방법과 원칙, 결과에 대한 처리 등에 있어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이 빚어지지 않도록 철저한 사전 준비가 요구된다. 공무원 노조의 예산 감시가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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