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대와 같은 국립대학의 경우 학내에서 학장 후보자를 복수로 추천하면 대통령이 그 중 한사람을 임명한다.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최다 득표자가 임명되는 게 관례이다. 이에 원주대는 올해 초 교수들이 참가하는 학장 투표를 실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황 모 교수와 외부인사인 최 모씨를 학장 후보자로 교육인적자원부에 추천했다.
그런데 대통령 임명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최다 득표자인 황 모 교수에 대한 범법행위가 드러나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황 모 교수의 혐의는 인사위원장으로 있을 때 교수채용 과정에서 돈을 받았다는 것이다. 현재 검찰과 경찰이 조사를 하고 있으며 이미 대학 인사관리 전반에 대한 감사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이 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학장은 물론 교수직도 박탈당할 수 있는 중대한 문제이다.
현재 원주대는 교무과장이 학장의 업무를 대행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학사운영 이외에는 손을 놓고 있다. 이로 인해 대학과 학생들이 입는 피해는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도 이러한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는 분위기다. 교육인적자원부는 검찰의 조사 결과가 나올 때만 기다리고 있고 대학 구성원들은 교육부만 쳐다보고 있다.
학장 부재의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한 두 달도 아니고 7개월이나 임명 못할 상황이라면 차점자를 임명하거나 재선거를 실시해 대학을 정상화 시켜야 마땅하다. 후보를 복수로 추천하는 것은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하기 위해 만든 제도이므로 차점자를 학장으로 임명한다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차점자를 임명한 사례도 있다. 만일 차점자도 적임자가 아니라면 재추천을 요구하면 된다.
가장 모양이 좋은 방법은 황 모 교수와 최 모씨가 자진해서 후보자격을 사양하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황 모 교수가 범법행위를 했느냐 안 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자신의 혐의로 인해 대학이 장기간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면 일말의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최 모씨도 대학 정상화를 위해 협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대학 구성원들도 무기력한 모습에서 벗어나 대학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임명해 주지 않는다고 마냥 기다리는 것은 최고의 지성이 모여있는 대학인들이 취할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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