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열 시장이 원주시 공무원 노조 대표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노조 대표에게 폭언한 일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김 시장은 노조 운영위원 20여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원고 없이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시인했다.


김 시장의 사과는 예상을 뛰어 넘은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어 저지른 실수’ ‘부끄럽게 생각하며 반성한다’는 등 진솔한 표현들은 노조 대표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이에 노조 대표도 시장의 사과에 고마움을 표하고 ‘일련의 사태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로 화답했다.


김 시장의 사과는 지난 9일 인터넷을 통해 한 차례 유감을 표명한 바 있기 때문에 같은 사안을 놓고 재차 사과한 것이라는 점에서 대단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지도층 인사들의 모습에 식상해 있는 민초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안겨줬다. 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등 외교적 수사들을 동원하지 않고 진심을 담아 사과한 것은 인상적이다.


노조의 부담도 덜어줬다. 노조는 15일 지난 9일의 사과는 자기 변명에 불과하다고 비난하고 보다 분명한 사과를 요구했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강력하게 투쟁하겠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하지만 김 시장이 거부했다면 투쟁방법이나 수위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노조와 시장간 인식의 차이를 좁히게 된 것도 소득이다. 그 동안 노조에서는 김 시장이 노조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이날 김 시장은 사과와 함께 노조에 대한 자신의 애정과 관심을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하고 노조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원론적 수준의 발언이지만 공무원 노조 발전을 위해 시장과 노조원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결국 김 시장의 용기 있는 사과는 시장과 부하직원간 신뢰를 두텁게 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으며 원주시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번 사건이 장기화됐다면 행정력 손실로 모두가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이제 노조도 시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원주시 발전과 시민들을 위해 노력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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