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열 시장이 지난 5일 원주시 공무원 노조 대표와 단체교섭을 하는 과정에서 노조 대표에게 욕설을 퍼부어 파문이 일고 있다. 공무원 노조는 8일 성명을 통해 김 시장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이번 사태는 공무원 노조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김 시장의 인식이 발단이 됐다.

현재 원주시 내부에서는 공개적으로 노동조합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행법 아래서는 불법이다.

김 시장은 취임 초부터 공무원 노조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따라서 김 시장 입장에서 보면 지난 5일의 단체교섭 자리는 공무원 직장협의회 대표들과 만나는 자리이다. 반면에 공무원 노조는 노조 자격으로 교섭에 참여했을 것이다.

단체교섭 장소를 회의실로 하느냐 시장실로 하느냐를 놓고 신경전을 펼친 것도 그 때문이다.


노조 대표들은 시장과 대등한 위치에서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회의실을 고집했고, 김 시장은 아직은 노조가 아니므로 직원 대표들과 면담하는 형식을 원했을 것이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가 결국은 불유쾌한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문제가 된 김 시장의 거친 표현 대부분은 노조 대표들이 대등한 위치에서 말하려는 어투와 분위기에 감정이 상하자 절제하지 못하고 나온 표현들이다. ‘야 임마, 니가 나하고 맞먹자는 얘기냐,는 표현이 김 시장의 속내를 그대로 표출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랜 기간 상명하복의 공무원 생활이 몸에 배어 있고 공무원 노조’가 없었던 시절에 관선시장과 민선시장을 거친 김 시장이고 보면 부하직원과 대등한 분위기에서 대화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28만 시민을 대표하는 시장이다. 감정이 뒤틀렸다해도 하급직 공무원을 대표하는 노조대표에게 그 같은 언행을 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공무원 노조의 요구대로 공개사과 하는 것이 옳다. 그것도 흔쾌하게 하길 바란다. 또한 이번 문제는 단체협상을 내용보다는 형식에 너무 집착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직장협의회냐 노조냐는 중요하지 않다.


공무원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시장과 직원대표가 만나는 것은 마찬가지임을 인식해야 한다. 공무원 노조도 불필요한 언동으로 본말을 전도시켜서는 안 된다.


아울러 시민을 위한 공복인 시장과 공무원들이 이번 문제로 기세싸움(?)을 벌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오히려 시장과 공무원 노조간의 인식의 차이를 좁히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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