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번 사건은 실체를 밝히는 것 못지 않게 이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었던 구조적 문제가 무엇인지 찾아내 개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본사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지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유용한 돈의 규모나 출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농업기술센터 업무추진의 난맥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공금유용이 가능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본보 보도이후 재발방지를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대안에 대해서는 쉽지 않은 문제라고 밝혔다. 이유는 각 작목별로 전담직원 1명이 배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번 사건도 농가 보조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농민 자부담 분을 공무원이 중간에서 유용한 것이다. 통장관리와 지출을 마음대로 할 수 있고 농민이나 업자 모두 오랜 기간 동일업무를 하면서 친분이 쌓여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1차적으로는 사업 추진과 자금관리 업무를 분리시키는 것이 동일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전문직으로 구성된 부서가 갖는 공통적 문제의 연장선상에서 살펴봐야 한다.
농업기술센터 직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농업직 공무원이나 건설직, 환경직, 보건직 등은 인사교류가 제한적이다. 기껏해야 도청 등과의 교류가 전부인데 지방자치제 이후 이마저도 쉽지 않다. 그렇다보니 인사를 해도 부서 내 이동이 대부분이다. 또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여서 다른 사람이 알 수 없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이 모씨도 과수업무만 혼자서 10년째 맡고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이들 부서는 타부서에 비해 폐쇄적이다.
조직은 인사교류를 통해 활력을 불어넣고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가 발생해도 덮어질 가능성이 높은 근본적 한계를 안고 있는 것이다.
결국 농업기술센터 관계자의 말처럼 개선책 마련이 쉽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감사부서가 강도 높은 감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해 고인 물이 썩지 않도록 하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역 건설업체 줄도산 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