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농업기술센터 직원이 공금 1억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해 충격을 주고 있다. 농가지원사업을 하면서 농민이 자부담한 돈을 빚을 갚는데 사용했다는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농업기술센터가 이러한 사실이 드러나자 해당직원을 명예퇴직 시키고 퇴직금으로 유용한 돈을 갚도록 배려(?) 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원주시 공무원의 불법과 비리를 감시해야할 감사담당관실에서도 이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문제가 된 직원의 상급자가 이 문제로 문책성 인사를 당했다고 한다. 시정 최고책임자인 시장까지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큰 대목이다.


이 같은 가정이 사실이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원주시가 범법행위를 알면서도 조직적으로 은폐했기 때문이다. 제대로 처리한다면 정식으로 감사하고 경찰에 고발 조치했어야 한다. 당사자는 형사처벌을 받을 것이고 해고 처리돼 퇴직금도 받을 수 없다. 유용한 돈은 국가가 구상권을 행사하면 된다.


그럼에도 사실을 은폐하려한 것은 상급자의 관리책임을 피하려고 했거나 지나친 온정주의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된다.


법을 준수하도록 계도해야할 행정기관이 자신들에게는 엄격하지 않다면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더욱이 공금 유용은 일반회사에서도 엄중하게 처리하는 게 일반적인데 국가기관에서 쉬쉬했다는 것은 공직기강이 해이해 졌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원주시는 이제라도 원칙대로 처리해 시민들에게 떳떳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또한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1억원이나 되는 공금을 일개 직원이 유용할 수 있는 허술한 자금관리 시스템을 개선하고, 현금을 관리하는 직원에 대한 지속적인 신상관리도 예방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무원의 자질향상과 자세변화이다. 원주시 같은 중소도시에서 자치단체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그 자치단체를 이끌어 가는 공무원의 자질과 자세는 도시 전체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친다. 지방자치시대에서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공무원들이 스스로 국민의 공복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사명감을 갖고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방법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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