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퇴진 문제로 내홍을 겪었던 한라대학교가 외형상으로는 일단락 됐지만 실질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라대는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정몽국 이사장을 퇴진시키고 설립자인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이 이사장을 맡았다. 이와함께 이광희 총장 대신에 조장호교수를 총장직무대행에 임명, 한학기에 걸친 학내분규가 마무리 되는 듯 했다.



그러나 정몽국 전이사장과 전 총장이 이사회 결의의 법적하자를 주장하며 퇴진 거부와 함께 대학의 지출행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로인해 한라대는 지난달 교직원 급여를 일부만 지급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대학 전반에 걸쳐 경비 지출이 어려운 상태에 놓여 있다.



대학관계자들에 따르면 조 전총장은 지출행위에 필요한 도장을 내주지 않고 있다. 이에 학교측은 인감을 변경하려 했으나 이사장및 총장 경질이 법적으로 마무리되지 않아 이 또한 어려운 상태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은 애매한 사립학교법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립학교법에 이사장 경질시 전 이사장의 사임서를 제출토록 규정돼 있다는 것이다. 전 이사장측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사임서를 받기는 불가능하다. 방법은 법적으로 해결하는 것인데 절차상의 문제로 1개월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결국 법적으로 해결된다해도 앞으로 한달간은 교직원 급여는 물론 학교운영 전반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하다.



한라대 사태는 지난달 정인영 이사장이 취임하고 그 즉시 학내 교수로 후임총장을 임명할 때만 해도 모든 일이 순탄하게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됐다. 설마 부자간에 심각한 갈등이나 법정싸움을 벌이겠는가 하는 순진한 생각에서다. 그러나 현재의 분위기로 보면 부자간에 한치의 양보없는 싸움이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한라대는 상당기간 비정상적인 운영이 불가피하다. 이렇게 될 경우 대학의 이미지 훼손은 물론 대학발전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이다. 아무도 원치 않는 일이며 그렇게 되어서도 안된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정몽국 전이사장이 사태를 올바로 직시하고 대승적 결단을 내려주는 것이다. 이광희 전총장이 퇴진요구를 당한 것은 대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자질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때 이사장으로 있던 대학이 진정으로 발전하길 원한다면 미련을 버리고 조용히 물러나야 한다.



한라대가 정씨 일가 재산싸움에 희생 되어서는 절대 안된다. 한라대 구성원은 물론 지역사회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개교이후 비교적 모범적으로 운영돼 온 한라대가 이번 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해 명문사학의 기틀을 마련하길 기대한다.



본 사설은 본보 7월10일자에 실린 글의 오타로 인한 수정본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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