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기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흔히 말하는 ‘꽁꽁 얼어 붙었다’는 표현이 실감난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경기침체가 최대 화두다. 대다수 시민들은 현상황을 IMF보다 더 어렵다고 말한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이러한 상황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다. 물론 원주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가 전체가 어려움에 처해 있고 해결 또한 정부의 몫이다. 하지만 지역경기 활성화를 국가적 문제로만 돌려서도 안 된다.


지역경기를 가장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 재래시장의 침체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IMF 관리체제가 시작됐던 97년 이후 지금까지 계속 진행중이며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는 지역경기 침체의 원인이 지역의 경제주체에게 있으며 구조적 문제임을 말해준다. 특히 재래시장 상인들과 소상공인들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탓이다.


또한 중소도시의 사정이 대부분 비슷하겠지만 원주의 경우 대기업이나 대형유통점들이 지역시장에 진출하면서 어려움이 가속화 되고 있다. 그 이유는 자본의 역외유출에서 비롯된다.


대표적 소비도시인 원주에서 소위 ‘돈이 돌지 않는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것은 소비위축 보다는 돈이 다른지역으로 빠져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경제 활성화는 지역자본의 유출을 억제함과 동시에 타지역 자본을 원주로 끌어 들이는 전략이 우선 검토돼야 한다. 그러나 경제주체 누구도 이에 대해 심각하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술적 연구나 정책적 지원 또한 찾아볼 수 없다. 이대로 간다면 재래시장이나 소규모 상가들은 고사하고 말 것이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중앙시장 재건축이나 자유시장 현대화 사업은 환경조성에 지나지 않는다. 시장의 운영이나 콘텐츠가 대형유통점과 비교해 상대적 우위를 점하지 않는 한 지금보다 나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문제는 상인들이 대기업이나 대형자본에 맞설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상인들 스스로 원인을 찾아내고 대안을 마련한다는 것은 사실상 역부족이다.


따라서 자구노력 못지않게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경제활성화를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한계가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역자본을 결집시키고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지자체가 직·간접적으로 지원한다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지역자본이 더이상 일어설 수 없을 정도로 허물어지기 전에 지역경제의 3주체인 상인, 소비자, 자치단체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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