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퇴진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한라대 학내분규가 일단락 됐다. 결국은 재단 이사회가 나서면서 해결됐다.

학교법인 배달학원 이사회는 지난 18일 회의를 갖고 정몽국 재단이사장을 퇴진 시키고 부인인 이광희 총장에 대해서는 직무정지 결정을 내렸다.


새 이사장에는 대학 설립자인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을 선임하고 조장호 교수를 총장 권한대행으로 임명했다. 이광희 총장측이 이사회 의결에 대해 법적하자를 주장하고 있지만 신·구 이사장이 부자간이어서 법적문제로까지 비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학기 동안 계속됐던 한라대 사태는 사실상 종결 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상처는 남았다.


우선 총장퇴진을 요구했던 교수들과 이에 반대했던 교수들간에 빚어진 갈등이다. 다행히 물리적 충돌등 감정적 대립 양상을 띠지는 않았으므로 양측이 노력한다면 빠른 시간내에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이번 사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교직원 노조가 보여준 떳떳치 못한 행동은 학내 구성원간 화합을 이루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노조가 단체협상 과정에서 이광희 총장과 맺은 이면계약은 비난 받기에 충분하다. 교직원 노조는 이 부분에 대한 적절한 해명을 통해 하루 빨리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한라대 설립자인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이 재단 이사장을 다시 맡게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교육사업에 뜻을 갖고 대학을 설립한 당사자가 이사장에 복귀하므로 초창기에 비해 위축되어 있는 한라대를 다시 일으켜 세우게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이 대학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아래 분규 과정에서 발생했던 갈등과 앙금들을 하루 빨리 해소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재단이사회나 이사장은 총장 선임에 신중을 기해 이번 같은 일이 또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광희 총장이 문제가 됐던 것은 대학사회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대학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문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신흥대학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던 한라대가 올 대학입시에서 대량 등록미달 사태로 신입생 선발에 차질을 빚었다. 모그룹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학에 대한 투자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사립대학이 등록금에 의존하게 되면 지속적인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이번 학내 분규가 여러면에서 한라대 발전을 위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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