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진행돼온 과정을 보면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집행부가 시의회의 의견을 무시한 만큼 한번쯤은 부결시켜 시의회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는 일부 의원의 주장에 의원들이 동조할 경우 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에 부결되더라도 시기가 늦춰질뿐 다음에는 통과된다고 보는 시각이어서 부결 되더라도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집행부와 시의회간 갈등이 풀리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현재와 같은 분위기가 계속되는 것은 집행부나 시의회 모두에게 도움이 못된다.
지방자치가 발전하려면 집행부와 의회가 자신들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지역발전을 위한 최대공약수를 찾아가는 생산적인 관계가 형성돼야 한다.
집행부와 의회간의 관계는 정부와 국회간의 그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국회는 정파적 이해관계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기초의회는 정치적 색깔이 없는데다 권한도 막강하지 않기 때문에 집행부가 의회에 비해 상대적인 힘의 우위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집행부와 의회가 갈등을 빚는 대부분의 이유는 집행부가 의회를 존중해 주지 않거나 독주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최근의 갈등도 본질은 집행부가 의원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데 있다.
시의회에 따르면 민선3기 들어와서 시장과 시의원들간 공식적 만남이 지난해 연말 의례적인 식사자리를 제외하면 한차례도 없었다고 한다. 의장단과의 간담회도 열리지 않았다.
민선3기가 시작된지 10개월이 넘도록 단체장이 시의원들과 시정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는 것은 이유가 어디있건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집행부와 의회는 원주시를 이끌어가는 동반자적 관계이다. 시장이 중요한 시정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것은 시정운영을 매끄럽게 하는 지혜일 것이다.
시민의 투표로 선출된 시장이 소신을 갖고 시정을 이끌어 가는데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대화가 없으므로 해서 쓸데없는 오해가 발생하고 이로인해 시의회의 견제기능이 힘겨루기 양상으로 변질된다면 결국은 집행부만 힘들게 된다. 의원 개개인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의원들이 선후배로 얽혀 있거나 오랫동안 잘 알고 지내는 사이일 것이다. 그렇다고 의원을 쉽게 생각하면 본의아니게 의회를 경시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1군지사 이전, 동부권 개발, 지방분권 준비등 굵직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시청사 문제로 빚어진 갈등이 더이상 계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집행부가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이 문제를 간과한다면 자칫 시의회 내부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 또한 집행부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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