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가 시청사 위치 선정에 대해 할 말이 없어졌다. 지난 26일 집행부가 의견청취안으로 상정한 시청사 후보지 선정 표결 결과 전체 23명중 11명이 기권했기 때문이다.

시의회는 24일 이 문제를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 할 것인지를 놓고 격론을 벌인바 있다. 이날 의원들은 위치 선정을 더이상 끌어서는 안된다며 이번에 결정을 짓자는 의견과 보류하자는 의견으로 엇갈려 본회의 상정 여부를 표결에 부쳤다.


결과는 15:8로 상정하자는 의견이 많았고 그에 따라 26일 투표를 실시한 것이다. 그런데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이번 회기중에 결정 짓자는 15표중 3표가 위치를 결정하는 표결에서는 기권한 것이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김기열 시장은 “시의회가 시청사 위치 선정을 포기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원들 입장에서는 기분이 언짢을 수 있겠으나 23명중 7명이 찬성한 후보지를 그대로 수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당연하다.

결국 시청사 후보지 결정은 시청사건립추진위원회에서 다시 논의해야 할 상황이다.

시의회 표결에서 이같은 결과가 연출된 것은 예견됐던 일이다. 시의원들에게 지역구를 의식하지 않고 소신있게 표결하기를 기대 하는건 무리다. 집행부가 단일안을 상정해 동의를 구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김기열 시장은 의회에서 의회의 의견을 구하는 것이 가장 민주적인 방법이라고 답변 했지만 결국은 시의회의 한계를 확인하는데 그쳤다.
이제 시청사 문제는 다시 집행부에게 돌아갔다. 시청사건립추진위원회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하다.


시의회가 무효 11표라는 기가막힌 의견으로 내려놓은 짐을 시청사추진위가 대신지게 됐다. 부담이 클 것이다. 포복산으로 결정한다면 모르지만 만대지구로 결정한다면 시의회의 의견을 무시했다는 부담까지 져야 한다. 그러나 이미 만대지구를 1순위로 정한 바 있는 추진위고 보면 쉽지 않은 결정이 될 것이다. 쉽게풀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러차례 본란을 통해 지적한대로 처음부터 다시 풀어 가는 것이다.


실타래 꼬이듯 꼬인 시청사 문제를 명쾌하게 푸는 길은 이 방법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처음부터라는 말에 거부감을 갖는 것 같다.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다시 시작한다고 해서 무한정의 시간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된 방법론을 도입하면 오래 걸릴 문제는 아니다. 무효표 11표를 집행부가 소신껏 추진해 보라는 의미로 해석한다면 무리한 발상도 아니다.


어쨌건 시청사 신축 후보지 결정은 해를 넘기게 됐다.

새해에는 모두가 마음을 비우고 20~30년 뒤에도 후회하지 않을 결정을 이끌어 내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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