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백지화된 강원도 영월의 동강댐 건설문제는 지난 5년간 전국민의 관심대상이었다.

수자원부족문제를 해결하고자 동강댐 건설을 무리하게 추진하려던 정부당국과 환경문제 때문에 이를 반대하던 시민단체, 그리고 생활터전을 잃게된 현지주민과의 끊임없는 갈등으로 엄청난 국력을 소진하고 말았다.


동강댐 건설이 무산된 책임은 먼저 날로 고갈되는 수자원 확보라는 미명하에 댐건설 입지의 타당성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려던 정부당국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강원도 영월지역은 석회암지대로 수많은 동굴이 있는데, 석회암동굴의 입구는 주먹만하지만 그 내부는 거대한 동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정부의 계획대로 동강댐이 건설됐다 하더라도 용수(用水)는 이러한 석회암동굴로 스며들어 수자원확보라는 목적을 전혀 달성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의약분업사태는 의료보험 재정파탄과 국민불편 정부정책에 대한 국민의 불신팽배등을 초래했다.

당초 정부는 의약품 남용 특히 항생제 남용에 따른 피해를 방지하고, 의약품 남용억제에 따른 의료보험재정을 건실히 하기 위하여 의약분업을 추진한다고 국민들을 설득하였다.

하지만 의약분업이 실시된지 1년도 채 못되는 시점에서 오히려 항생제를 비롯한 의약품 남용은 증가되었고, 의사들의 집단이기주의에 굴복한 정부가 의료보험수가를 대폭 인상한 결과 의료보험재정은 파탄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의사들은 어느 나라에서도 고소득직종이고 사회지도층인데 의약분업에 따른 소득감소를 이유로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진료를 거부하여 진료를 못 받은 수많은 환자가 죽어갔고, 심지어 외국에까지 가서 수술을 받았던 것이다.
의사의 집단적인 진료거부행위는 아마 세계사에도 유래가 없는 부끄러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약사들은 의사의 처방전을 받기 위하여 의사와 담합하면서 이에 소외된 동네의 약국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러나 의약분업의 가장 큰 피해자는 의료비 부담 증가와 처방전을 들고 약국을 전전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국민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정부는 정책실패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의약분업제도자체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검토하여야 한다.


더 이상 의료보험재정 파탄방지를 위한 목적세 신설등 편법적인 수단을 동원해서는 안되며, 항생제를 비롯한 의약품 오·남용에 대한 철저한 사후검증을 통하여 국민건강을 보호하고 의료보험재정의 건실화를 도모하며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도모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이러한 모든 정책수립에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되, 일단 결정된 정책은 이익집단의 저항에 굴하지 말고 일관되게 추진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할 것이다.


과거에 국민을 위하여 의약분업을 실시한다고 말하면서도 그 제도의 핵심은 이익집단의 야합에 의해서 이루어졌고, 그 집행과정에서도 이들의 집단적인 저항에 부딪혀 제도의 본질이 왜곡 변경되고 국민의 불편과 의료비부담만 초래한 전철을 다시 밟아서는 아니 될 것이다.



허 철 회장

(사)대한약업사협회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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