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등록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일명 ‘콜밴’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 들었다.
지금까지는 사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원주시를 상대로 등록을 받아 달라고 요구하고 원주시는 건교부 지침이 있기전에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팽팽히 맞서왔다.
그러나 지난 14일 콜밴사업자들은 더이상 원주시에 기대할게 없다며 서울시에 등록하고 받아온 번호판을 부착했다. 사실상 서울 번호판을 부착하고 영업을 하겠다는 선언적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들은 원주시가 등록을 받아주지 않아 등록이 가능한 서울시에 등록했고 그로인해 원주시에 내야 할 2천500만원에 달하는 등록비를 서울시에 냈다며 원주시를 성토했다.
원론적으로 보면 원주시민이 서울에 세금을 낼 수 밖에 없게 된 현실이 안타깝다.


하지만 원주시의 입장도 딱하다.
콜밴문제는 자치단체가 소신껏 결정하기에는 너무 뜨거운 감자이다.
그렇다보니 도내 18개 시장군수가 등록을 받아 주지 않기로 결의하고 콜밴사업자들의 딱한 처지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 결국 중앙정부의 지침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시원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보니 자치단체 입장만 곤란하게 된 것이다.


어쨌건 원주시는 시청 주차장에서 주차 시위를 벌이던 콜밴 사업자들이 자진 철수해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이다. 이들이 예상대로 영업을 강행할 경우 택시업계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하고 불법영업 논란으로 골치를 앓게 될 것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만간 100여대의 콜밴이 원주에서 영업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으로 보면 차량등록을 받은 이외의 지역에서 상주영업을 할 경우 사업권역 위반이 되기 때문에 또 한차례 격돌이 불가피하다.

원주시는 이미 불법영업을 강행할 경우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영업행위를 적발하는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다.

또 적발한다해도 등록을 받아주지 않아 감정이 상해있는 이들과의 마찰로 인해 적지않은 부담이 될 것이다.
다행히 건교부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법령개정과 이에 따른 별도의 지침 마련을 준비중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처럼 시간을 끌다가는 택시업계와 콜밴 사업자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자치단체는 그 가운데서 쓸데없이 행정력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건교부는 조속히 지침을 마련해 자치단체의 난처한 입장을 해소시켜 주어야 한다.
현행법으로는 등록을 받아줘야 함에도 등록을 받아주지 않는 것은 자치단체에겐 엄청난 부담이다. 이미 콜밴 사업자들이 시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상태이다.


지금은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양측을 만족시켜 줄 수는 없는 상황이다.
눈치를 보며 미루다가는 더 큰 난관에 봉착할 수 있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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